"100년을 살며 배운 것", "목적 갖고 눈을 떠라"
로욜라대 농구팀 103세 진 슈미트 수녀 첫 회고록
2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스터 진'(Sister Jean)이라는 애칭으로 더 익숙한 시카고 로욜라대학 남자농구팀의 '대모' 슈미트가 103년을 살며 깨달은 지혜와 교훈을 정리한 '목적을 갖고 눈을 떠라 : 100년을 살면서 배운 교훈'(Wake Up With Purpose : What I've Learned in My First Hundred Years)이 오는 28일 출간될 예정이다.
총 240쪽 분량의 이 책에 대해 출판사 '하퍼 셀렉트' 측은 "인생 이야기이자 철학서이고 영적 가이드"라며 "슈미트 수녀의 말과 생각, 예리한 유머감각, 100년의 삶을 통해 얻은 교훈, 모두를 연결시키는 보편적 주제, 귀중한 지혜 등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저술은 1995년부터 NCAA 남자농구를 취재한 스포츠저널리스트 겸 작가 세스 데이비스(53)가 도왔다.
슈미트 수녀는 2018년 3월 로욜라대학 남자농구팀이 33년 만에 '마치 매드니스'에 진출하며 화제의 인물이 됐다. 64강 진출 확정 순간, 선수들이 일제히 한 '노파'에게 달려가 포옹하며 승리의 기쁨을 나눠 그 '노파'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 98세였던 슈미트 수녀는 1994년부터 로욜라대학 농구팀을 맡아 선수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경기장에 함께 나가 기도해주고 경기가 끝나면 일일이 편지를 써서 격려하는 로욜라대학 농구팀의 인솔자이자 정신적 지주였다.
로욜라대학은 2018 마치 매드니스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1955년 이후 처음 4강까지 진출했고 슈미트 수녀는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슈미트 수녀 취재 경쟁이 벌어졌고 인형에서부터 티셔츠까지 기념품도 쏟아졌다. 이어 2021년 로욜라대학이 중서부 지구 1번 시드 일리노이대학을 꺾고 16강에 오르며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일리노이 주와 시카고 당국은 작년 8월 슈미트 수녀의 103번째 생일 기념으로 시카고 교통국(CTA)이 운영하는 전철노선의 로욜라대학 캠퍼스 역을 '진 돌로레스 슈미트 수녀 플라자'로 개명했다.
슈미트 수녀는 회고록 서문에서 "지난 103년 동안 무수히 많은 변화를 보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서 "내가 특별하거나 내 인생이 특별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책을 쓴 것이 아니다. 목적이 있으면 기쁨과 성취감으로 가득찬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어 책을 썼다"고 밝혔다.
1919년 샌프란시스코의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난 슈미트 수녀는 아이오와주 수녀원을 거쳐 시카고와 캘리포니아주 남부 가톨릭 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고 여자농구팀 코치도 병행하다 1960년대에 시카고 먼들라인 칼리지에 자리를 잡았다. 먼들라인 칼리지는 1991년 로욜라대학에 편입됐다.
60년 이상을 대학에서 보낸 슈미트 수녀는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슈미트 수녀는 지금도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아침 기도를 하고 태블릿으로 성경을 읽는다. 그리고 오전 9시 전에 학생센터 내 사무실로 출근, 선수들에게 이메일을 쓰고 경기 통계를 확인한 후 연습에 참관하고 상담도 하는 등 분주한 하루 하루를 보낸다.
그는 "나는 첨단기술에 매우 익숙하다.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뒤처지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라며 "적응력은 내게 엄청난 힘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삶의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삶의 기술에는 신앙과 목적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로욜라대학 측은 슈미트 수녀를 "세대를 뛰어넘은 학생들의 정신적 지주"로 소개하면서 "변함없는 헌신과 에너지로 학생•교직원 모두에게 늘 새로운 영감을 주고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고 덧붙였다.
로욜라대학 여자농구팀의 앨리슨 거스 감독은 "매일 사무실에 앉아있는 슈미트 수녀를 보면서 그의 열정과 사랑을 확인한다"며 "더 많은 이들이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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