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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천왕성과 해왕성

박종진

박종진

태양계에는 8개의 행성이 있다. 태양에서 가까운 순으로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은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어서 일찍이 행성 대열에 들어갔다. 그 당시까지 태양도 지구 주위를 공전한다고 생각한 인류는 눈에 보이는 다섯 행성에 태양과 달을 포함해서 7요일을 만들었다. 그래서 일주일이 일(태양), 월(달), 화(화성), 수(수성), 목(목성), 금(금성), 토(토성)가 되었다. 
 
그러나 여섯 번째의 행성인 천왕성은 너무 느리고 어두워서 천문학자들도 그것이 배경별이나 혜성인 줄 알았다고 한다. 사실 천왕성을 처음 본 사람은 갈릴레이였는데 목성을 관찰하면서 주변에 있는 별인 줄 알고 그냥 지나쳤다.  
 
그러다 1781년 윌리엄 허셜은 그 별이 목성 너머의 또 다른 태양계의 행성이라는 사실을 망원경으로 확인했다. 망원경을 이용한 첫번째 행성 발견이었다. 발견자였던 허셜조차도 그것이 혜성일지도 모른다고 반신반의했는데 그의 발표를 접한 여러 천문학자의 연구로 결국 행성이라고 결론 내렸다.
 
여기서 윌리엄 허셜을 조금 더 소개해야 할 것 같다. 허셜은 독일이 낳은 영국의 위대한 작곡가다. 원래 오보 연주자였는데 하프시코드, 첼로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교회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팔방미인이었던 그는 천문학은 물론 물리학, 음악, 미생물학에도 업적을 남겼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적외선의 발견이다. 햇빛을 프리즘으로 분산시킨 후 빨간색 바깥쪽 온도를 측정했더니 온도가 조금 올라간 사실에 착안해서 우리 눈에 보이는 빨간색 밖에도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적외선의 존재를 처음으로 찾아낸 사람이 바로 허셜이다.
 
그런데 천왕성 궤도에 문제가 있었다. 무엇인가 근처의 큰 천체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 천문학자들은 그 보이지 않는 천체를 찾기 시작했다.  
 
그때 프랑스의 수학자 르베리에는 천왕성의 궤도 계산을 하다 보이지 않는 천체의 존재를 추측하고 친구였던 독일의 천문학자 갈레에게 자기가 계산한 그 부근에 혹시 그런 천체가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편지를 보냈다. 그날 저녁 갈레는 그곳에서 해왕성을 찾아냈다. 천체물리학 역사상 수학 계산으로 행성을 찾아낸 최초의 사건이었다.
 
해왕성을 찾은 르베리에는 그 후 수성의 공전 궤도에 이상이 있는 것을 같은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천체 때문에 그런 현상이 생긴 것이라는 똑같은 생각에 이번에는 새로 찾아낼 천체의 이름까지 불칸이라고 지어놓고 자신 있게 그것이 발견되기를 기다렸다. 게다가 그의 추종자 중 한 사람은 한술 더 떠서 그 미지의 천체가 지구와 태양 일직선 위의 반대편에 있고 지구와 공전 궤도가 똑같아서 지구상에서는 절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보충 설명까지 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번에는 해왕성 발견과 같은 행운이 따르지 않았고 불칸이란 이름은 웃음거리가 되어 버렸다. 그때 혜성처럼 등장한 아인슈타인이 그의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이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 버렸다.
 
원래는 해왕성이 천왕성 안쪽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두 행성의 공전 주기의 차이로 생긴 궤도 공명 때문에 두 행성의 궤도 순서가 바뀌어 지금은 천왕성이 안쪽에, 그리고 그 바깥에서 해왕성이 공전하고 있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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