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사적지 흥사단 건물 철거 막았다
본지 2년전 첫 보도로 공론화
한국 보훈처 295만불에 매입
재단장 공사 후 2025년 개관
독립운동·역사 교육에 활용
국가보훈처는 2일(한국시간) “일제 강점기, 미주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단소를 재개발에 따른 철거를 막고, 독립운동사적지로서 보존하기 위해 1월 31일 최종 매입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흥사단 미주위원부 서경원 위원장은 1일 “매입가는 295만 달러”라고 말했다.
국가보훈처가 해외 지역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을 위해 부동산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민식 국가보훈 처장은 “단소 보존은 한인사회와 시민단체, 대한민국 정부가 한마음이 되어 이뤄낸 성과”라며 “이 건물을 재외동포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살아있는 역사 문화, 교육 기관으로 특화하고 미주 지역 독립운동 사적지의 거점기관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한국 정부의 단소 매입은 흥사단 미주위원회 측이 지난해 6월 국가보훈처에 매입을 탄원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보다 앞서 본지는 지난 2021년 5월 ‘미주 독립운동의 산실 단소가 흥사단 본부 및 한국 정부의 무관심 속에 부동산 개발회사에 팔려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최초 보도해 미주 한인사회는 물론, 한국 정부의 관심을 끌어낸 바 있다. 〈본지 2021년 5월 11일 자 A-3면〉
서경원 위원장은 “흥사단 사적지 지정을 위한 공청회가 계속 연기되는 상황이었고, 우리는 재정적으로 본부 건물을 살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며 “자칫하면 사적지 지정도 무산되고 건물도 부동산 개발회사에 의해 철거될 수 있는 상황이라 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인사회에서는 단소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왔다. 지난 2020년 중국계 부동산 개발회사(트리파링크)는 재개발을 하겠다며 단소를 매입, 철거 절차를 진행하려 했다. 이에 흥사단을 비롯한 도산 안창호기념사업회,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등이 단소 보존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아태계역사보존협회 등과 함께 LA시에 단소의 사적지 지정을 요청하면서 철거 진행이 보류됐다.
이후 부동산 개발회사가 로펌을 통해 법적으로 대응하고, 팬데믹 사태 등으로 3차 공청회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사적지 지정 무산은 물론 재개발에 따른 철거 가능성을 두고 한인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본지 2022년 8월 11일자 A-1면〉
국가보훈처 측은 이날 매입 소식을 전하면서 “재단장 공사를 완료한 후 2025년 광복절에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전했다. 아직 과제는 남아있다. 시·주·연방 차원의 사적지 등재 추진을 비롯한 재단장 계획, 건물 활용 방안 등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흥사단 미주위원회는 독립공채 보상금 등으로 110만 달러를 모아둔 상황인데, 향후 이 돈의 활용 방안도 중요하다.
흥사단 이기욱 LA지부장은 “흥사단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며 단원들에게도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며 “향후 한인사회에서 단소 관리 등에 있어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단소는 LA한인타운 인근 카타리나스트리트(3421 S. Catalina St)에 있다. 1932년 흥사단 단원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마련한 건물로 해방 전까지 독립운동을 위한 자금 지원, 교육 등 목적의 흥사단 본부로 사용됐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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