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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울면서 치는 기타

2023년 계묘년 이라고 해서 토끼해다. 토끼는 활동성이 뛰어나고 번식력도 강하다고 한다. 나는 토끼해에 태어난 토끼띠다. 한 갑자는 12년으로 옛날에는 60년, 즉 다섯 갑자를 살면 장수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웬만한 사람이면 일곱갑자는 너끈히 산다.  
 
장수의 비결은 무엇일까? 몸과 정신이 건강한 것이다. 나는 나이가 든 지금도 매일 기타를 치고 있다. 이런 취미 생활 덕에 건강을 유지하는 것 아닌지 생각해 보기도 한다.  
 
나는 50세 때 LA시티 칼리지에서 기타를 배웠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어디서 띵까띵까 소리가 났다. 그 강의실을 들여다보니 많은 학생이 선생님의 지도로 기타를 치고 있었다. 모두 나보다 젊은 학생들이었다. 선생님에게 나도 기타를 배울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은 기타를 보여주면서 이것이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나는 얼른 기타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내가 기타를 기타라고 알아보는 한 기타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기타를 칠 때는 악보와 가사에 온 신경을 집중하느라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안 난다. 또 노래도 함께 부르기 때문에 목이나 폐 건강에도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과거에는 ‘언체인 멜로디’, ‘해 뜨는 집’ 같은 팝송을 많이 연주했다. 지금은 나이 들어서인지 트로트, 소위 말하는 뽕짝 노래를 자주 연주한다.  
 
한국 노래에는 좋은 가사들이 많아 심금을 울린다. 그중 하나가 ‘꽃반지 끼고’라는 노래다. 꽃반지를 품에 안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래에는 ‘외로운 밤이면 그대가 만들어 준 꽃반지를 품에 안고 잔다’는 대목이 있다. 그러면 노래 부르면서 가슴속으로 눈물이 흐른다. 한참 그리고 나면 가슴 속이 맑고 시원해진다. 울면서 퉁기는 나의 기타여!

서효원·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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