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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특별기고] 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나라, 아이슬란드

여행하면서 보고, 즐기고, 느끼는게 많은 신비로운 땅
오로라와 링로드, 누구나 “OMG” 감탄하는 여행 체험
여행자의 몸이 여행하는 게 아니고 마음이 여행하는 곳

아이슬란드는 오염되지 않은 태고적 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아름다운 세상이다. [사진 토마스 리]

아이슬란드는 오염되지 않은 태고적 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아름다운 세상이다. [사진 토마스 리]

 
우리가 뉴욕에서 치열하게 살면서, 힘들고 피곤할 때, 친구들끼리 가끔 "단순히 농사만 짓고 살던 옛날 사람들은 속이 얼마나 편했을까"라는 이야기를 한다. 아주 오랜 옛날에 마냥 걱정과 근심이 없이 단순한 삶을 살 수 있는 땅이 지금도 이 지구에 있다면 궁금해서 몇날 며칠이라도 한번 다녀오고 싶지 않을까?  

 
아이슬란드는 그런 곳이라고 말하고 싶은 곳이다. 이곳은 여행을 간다고 하기 보다 그냥 쉬러 가는 땅이다. 물론 신비로운 곳이 무척 많지만, 보면서 즐기는 것뿐만이 아니고, 느끼는 게 훨씬 많은 땅이다.
 
아이슬란드 여행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대표적인 건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하는 1주일 정도로 남부 지역의 몇 군데 명소와 온천 한 번하고 오는 방법. 둘째는 링로드(Ring Road: 828마일)를 타고 나라를 한 바퀴 도는 여행. 셋째는 링로드를 포함하여 북서부의 피오르드 해안가와 스나이펠스네스 반도까지 다녀오는 여행. 여기서 피오르드는 빙하가 산의 협곡 사이로 흘러 내리면서 U자 모양으로 만들어진 좁고 깊은 만을 말한다.  
 
여행 다니면서 이민이란 단어가 생각난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남부만 다녔는데도 감탄을 넘어서 충격이었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다니…" 하면서. 시간을 내기 힘들면 광활한 빙하 지역 바트나요쿨(Vatnajokull)의 남부 지역만이라도 1주일 정도 다녀오면 정신 건강에도 좋고, 살아가는 데 활력소가 될 것이다. 그런데 1주일만 다녀 온 여행자가 시간이 나면 분명히 안 가 본 아이슬란드의 다른 곳도 가보고 싶은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만큼 매력적인 땅이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신비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아이슬란드 풍경. [사진 토마스 리]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신비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아이슬란드 풍경. [사진 토마스 리]

아이슬란드 여행의 백미 중 하나인 오로라. [사진 토마스 리]

아이슬란드 여행의 백미 중 하나인 오로라. [사진 토마스 리]

 
또 12일 정도 걸리는 나라 전체를 한 바퀴 도는 '링로드 여행'은 아이슬란드의 절반쯤 느꼈다고 볼 수 있다. 화산의 나라이기 때문인지 모든 땅이 용암이 식어 굳은 까만 바위 땅이다. 그래서인지 도로 옆에 갓길이 없다. 일차선 도로도 차 한대 지나갈 폭뿐이다. 보이는 경치는 모두가 절경인데, 차를 맘대로 세울 수가 없으니 운전에 신경을 더 써야 된다. 물론 가끔 가다 차를 세울 수 있는 전망대 파킹장은 있다.
 
링로드는 828마일에 불과하지만 중간 중간에 간헐천(Geyser)을 구경하고 온천욕도 할 수 있다. 겨울에 갈 때마다 머무르는 북부 어느 집 마당에는 우리 어렸을 때 동네 목욕탕 욕조 사이즈만한 개인 야외 온천이 있어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밤 하늘에 피어 오르는 오로라를 보는 낭만도 즐길 수 있다. 화산 분화구에 올라 분화구 주위를 걷는 하이킹과 빙하 계곡에서 크레바스를 피해서 빙하 위를 걷는 빙하 하이킹(영화 인터스텔라 촬영지)도 한다.  
 
판타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끝없는 황금색 들판을 걷고, 계곡과 크고 작은 폭포(아이슬란드는 폭포가 1만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작은 것까지 합치면 그보다 훨씬 많을 것 같다)를 보고 다니려면 일정이 12일은 필요하다. 계절별로 다녀 본 링로드의 절경은 10~11월과 3~4월이 최고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여름에는(뉴욕의 봄날 같다) 낮 시간이 길어져서 여행하기 편하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 10월초부터 3월 사이에 가는 게 좋은데, 밤 하늘에 구름이 없어야 하고, 초승달이 뜨면 볼 가능성이 훨씬 많다.
 
아이슬란드를 간다고 오로라를 다 보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12월과 1월, 2월은 낮 시간이 4~5시간 밖에 안되어 여행하기 불편하고, 6월과 7월은 20시간 가까이 백야이기 때문에 여행 시간이 길어진다.
 
링로드는 남부지역의 끝없는 평야와, 북부의 가파른 능선을 오르고 내리는 산길로 이어지는데, 날씨 변덕이 심한 이 나라에서 눈 속을 달리다가 뜨거운 수증기가 뿜어 나오는 설산의 화려하고, 신비로운 광경을 본다는 것은 놀랍고 황홀하다고 밖에 표현이 안 된다. 아무리 눈보라가 쳐도 잠깐 기다리면 신기하게도 파란 하늘로 바뀐다. 북대서양을 왼편으로 끼고 돌며 수평선과 지평선을 번갈아 보면서, 이 나라를 한 바퀴 도는 여행 내내 누구나 수도 없이 "OMG" 소리를 저절로 낸다. 가는 곳 마다 우리가 살면서 못 보던 자연을 보기 때문에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뭔가 새로운 역사나 문화를 배워오고, 지식을 얻어오는 땅도 아니다. 그저 때묻지 않은 순백의 땅에 가서 차분한 마음으로 쉬었다 오는 땅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하는 여행처럼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다니면서 여행 경비의 본전은 뽑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갈 곳은 전혀 아니라는 말이다. 몸이 여행을 하는 게 아니고 마음이 여행하는 땅이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펄펄 끓어 오르는 투명한 온천수와 간헐천, 그리고 이끼 낀 녹색 땅과 양떼들의 먹이인 누런 풀밭. 이런 것들을 보면서 "이게 뭐 볼 것인가" 하는 사람과 "오염되지 않는 태고적 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이 모든 아름다움은 세상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고 믿는 그룹. 내 생각으로는 이곳을 찾는 여행객을 이 두 그룹으로 구분하고 싶다. 물론 나는 후자에 속하는 여행객이다. 그래서 이곳은 여행을 하러 오는 게 아니고, "그냥 쉬러 온다"고 하는 게 맞다.
 
이곳의 자연의 모습들을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눈부시게 화려하면서도 단순하고, 자극적이면서도 무료하고, 화끈하면서도 차분하고, 장엄한 풍경 속에서도 소박한 감정을 만들어 낸다. 나라 전체를 한 폭의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옅은 물감으로 그린 수채화나 파스텔화 같은 잔잔하고, 편안한 그림 같기에 이 나라를 다니면 다닐수록, 보면 볼수록 마음을 편하게 하는 나라다.  
 
참조: 유튜브(지구 같지 않은 땅. 아이슬란드 관광과 바이크 투어링) youtube.com/watch?v=3R1ONg8g5b0&t=67s

글·사진=토마스 리 자유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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