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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모스크바 발칵…푸틴 관저 주변 포착된 '수상한 무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이 머무는 관저 근처마다 방공미사일 배치에 나섰다. 이를 눈으로 확인한 러시아 국민 사이에선 "전쟁이 코앞까지 왔다는 생각에 잠 못 이룬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4일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회의를 통해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관저에서 약 10㎞ 떨어진 마을에 방공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A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독립언론인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최소 5곳에서 방공미사일 체계가 발견됐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크렘린궁 인근에서 가장 많이 포착됐다.

러시아 국방부 건물 옥상과 인근 두 개 지하철역(티미랴젭스카야·타칸스카야), 로시니 오스트로프 국립공원 등에서 단거리 방어무기인 판치르 S-1과 '러시아판 사드(THAAD)'로 불리는 S-400 중·장거리용 대공미사일이 배치된 모습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

이뿐 아니라 푸틴 대통령이 ‘고향’이라 부르며 주로 머무는 모스크바 서쪽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관저, 푸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가끔 들러 여가를 즐기는 발다이 관저 인근에서도 각각 방공미사일이 목격됐다.

러시아군이 모스크바 국방부 청사 건물 옥상에 배치한 판치르 S-1 대공미사일이 지난 19일 발견됐다. 트위터 캡처
모스크바의 지하철역 주변에서 방공미사일을 발견한 한 지역 주민은 모스크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는 가짜뉴스라 생각했다"며 "그런데 집 발코니에서 방공미사일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로시니 오스트로프 공원 근처에 사는 한 주민도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며 "전선이 확대되고 있는 게 분명한데, 정부에서 어떤 정보도 발표하지 않아 화가 난다"고 신문에 말했다.

이같은 상황과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비해 정부가 방공미사일을 배치했냐’는 질문에 “국방부에 문의해보라”며 즉답을 피했다.

수상한 건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한 방공미사일 배치뿐만 아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21일 모스크바 일대에서 군인 150명을 동원해 우크라이군 공습에 대비한 격퇴 훈련을 했다. 이와 관련, 친정부 성향의 러시아 언론인 알렉산더 초크는 “러시아 지도부는 이제 모스크바를 겨냥한 공격이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12월부터 공격용 무인기(드론)로 러시아 본토의 군사시설을 타격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군 드론은 국경에서 약 400~700㎞ 떨어진 러시아 라쟌주(州)의 댜길레보 기지, 사라토프주의 엥겔스-2 기지 등으로 침투해 공격했다.

특히 댜길레보 기지의 경우 모스크바에서 200㎞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이 때문에 모스크바도 공격 목표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드론 공격을 확대할 기미다. 우크라이나의 방산 업체 우크로보론프롬이 개발해 지난달 최종 시험비행까지 마친 드론의 경우 75㎏ 무게의 탄두를 싣고 최대 1000㎞까지 날아갈 수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모스크바까지 거리가 약 700㎞인 만큼 러시아의 심장부를 노릴 수 있다는 게 우크라이나군의 판단이다. 그래서 우크라이나군이 실전 배치를 서두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 유리 페도로프는 "우크라이나는 이제 모스크바에 도달할 수 있는 드론을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모스크바 시내에 방공미사일을 배치한 것은 드론이 모스크바에 오기 전 제대로 요격하지 못하는 러시아 방공망의 허술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달 15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인근에서 러시아 진지를 향해 드론을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런데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직접 개발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은 반대하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자체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막지 않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방공미사일을 보란 듯 배치한 것은 "러시아의 과도한 선전"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전쟁연구소(ISW)는 “인구가 밀집한 도시 지역에 방공미사일을 눈에 띄게 배치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심장부를 위협하는 것으로 묘사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러시아 국민을 선동하고 추가 동원령 등과 같은 지원을 받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소영(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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