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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빗장 다시 여는 중국, 약 주고 병도 준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에 들어간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경제 회복이 한국의 대중 무역에 활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지만, 한편으로 급격한 수요 확대가 물가를 자극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중국 리오프닝은 기본적으로 한국 경제에는 청신호가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32억4400만 달러(약 4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아직 1월 한 달이 채 지나지도 않았지만 지난해 10월 최대 적자(12억5400만 달러) 기록을 이미 크게 뛰어넘었다. 대중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4% 급감한 67억70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에 대중 수입액은 9.7% 늘어난 100억1400만 달러에 달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이 부진한 건 중국 경제의 위축 탓이 크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3%로,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원년인 2020년을 제외하면 문화대혁명 막바지인 1976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봉쇄로 공장이 문을 닫고, 주민 이동이 제한되면서 수요가 크게 감소한 여파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들어서야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지만,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제는 여전히 휘청이고 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결국 대중 수출 회복은 중국의 본격적인 리오프닝 시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22.8%로, 2위인 미국(16.1%)보다 6.7%포인트 높다. 이달 1~20일 한국의 전체 무역수지는 55억88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대중 적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이봉걸 한국무역협회 중국팀장은 25일 “중국이 코로나 상황을 극복해 올 2분기부터 경제 회복기에 들어가면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무역 적자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반면에 지나치게 빠른 중국의 리오프닝이 전 세계 인플레이션(고물가)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장기화를 부추겨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최근 블룸버그는 노무라증권 보고서를 인용해 팬데믹을 거치며 중국 가계는 7200억 달러의 초과 저축을 했고, 이는 ‘인플레이션 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과잉 저축이 리오프닝 과정에서 보복 소비 형태로 터져나오면 급작스런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각국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제기됐다. 미 투자기관 레이몬드 제임스의 타비스 맥코트 주식전략가는 “중국의 강한 경기 회복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더 완강한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만들 것”이라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이 포럼에서 “중국발 수요 확대는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중국의 리오프닝이) 많은 이들에게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리오프닝이 실제 국제 물가에 미칠 영향이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결국 중국 수요 확대가 유가를 얼마나 끌어올릴지 문제인데, (회복 수준을) 낙관적으로 전망해도 중국 경제가 팬데믹 이전만큼 강한 수요를 일으키긴 어려워 보인다”며 “국제 유가가 오르긴 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중국인이 과감하게 지갑을 열지도 미지수다.



나상현(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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