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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원전 수출 마중물 바라카에 자부심”

아랍에미리트(UAE)에 위치한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1, 2, 3호기 전경.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은 허허벌판 사막 한가운데 폭염과 모래바람 등을 뚫고 들어섰다. 한국은 2009년 원전 수주를 따낸 이후 여의도의 몇배나 되는 드넓은 바라카 지역에 발전소를 지었다. 1·2호기는 이미 전력을 쉼 없이 생산 중이고, 3·4호기도 곧 가동된다. 이는 UAE에 세워진 첫 원전이자 해외로 진출한 최초의 ‘K원전’이다.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과 민간 업체 직원들에겐 매일 땀 흘리는 일터이기도 하다.

바라카 원전 1호기 정비계획파트에 근무하는 김지운(47·사진) 한수원 부장도 그중 한 명이다. 2016년 UAE로 발령받은 그는 원전 운영 ‘베테랑’으로 꼽힌다.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면서 정비 업무를 맡고 있다.

김지운 한수원 부장
25일 김 부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모래 외에 아무 것도 없던 곳에 발전소가 세워졌다는 걸 생각하면 감회가 남다르다. 1·2호기에서 전기 생산하고 전력망에 송전하는 것을 보면 ‘평소 땀 흘린 게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1·2호기 시운전 등 운영 초기 단계부터 함께 했다. 어려움도 많았다. “(냉각수로 쓰는) 해수 온도가 다르다. 한국보다 바닷물 온도가 높은 편이라 그에 맞춰 냉각 기능을 끌어올렸다”면서 “한국과 다른 자연환경에서 오는 운영 조건 차이를 기술력으로 극복한 셈”이라고 전했다.

이곳에서 공기 준수 능력, 발전소 운영 능력 등을 인정받으면서 지난해 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 건설사업 수주, 폴란드 퐁트누프 원전 협력의향서(LOI) 체결 등 K원전 수출 보폭이 빨라졌다. 본격적으로 해외를 바라보는 원전 산업은 김 부장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김 부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근무 도중 윤석열 대통령이 바라카 원전 3호기 가동 기념행사에 방문한 걸 멀찌감치서 봤다고 한다. 그는 “원전 건설이 큰 협력의 마중물이 됐다고 하니 자부심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300억 달러(약 37조원) 투자를 결단한 계기로 바라카 원전을 꼽은 것이다. 올 상반기부터 통용되는 UAE 최고액권(1000디르함) 뒷면에 원전이 새겨진 것도 UAE에서의 그 위상을 보여준다.

김 부장은 평소 원전 근처의 직원 숙소(빌리지)에서 생활한다. 한국과 다른 생활 환경이 불편하지만, 부인·아들·딸을 비롯한 가족들이 UAE에 있는 건 든든한 버팀목이다. 일을 쉬는 주말엔 아부다비의 집에 다녀온다. 그는 “아이들도 아빠가 무슨 일 하는지 잘 안다. 특히 큰아이는 평소 자랑을 많이 하는데, 친구들에 ‘UAE 전기 생산의 20% 정도를 아빠가 담당하고 있다’고 틀림없이 자랑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바라카 원전이 속속 가동한다는 건 한국 기업들의 숙제가 끝나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창때보다 한국 근무자들은 꾸준히 줄고 있다. 김 부장도 오는 6월께 귀국할 예정이다. 하지만 또 다른 원전 수출이 성사되면 언제든 달려갈 수 있다는 게 그의 마음이다.

“첫 원전 수출에서 경험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다음 수출 현장에 나서면 더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지 않겠냐”며 “새해 소망은 바라카 3호기 준공, 4호기 운영 착수가 문제없이 진행되는 것, 그리고 폴란드 등으로 K원전 수출 계약이 꼭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훈(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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