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읽기] 론 드산티스를 주목하라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대통령직을 향한 강한 열망으로 주목을 받으며 2023년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거의 득표율 20%p 차이로 경쟁자를 따돌리고 주지사 연임에 성공했다. 이것은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 사상 40년 만의 최대 격차다.이 결과로 그는 2024년 대선 공화당 후보 순위에서 트럼프를 앞섰다. 지난 1월3일 주지사 취임식에서의 “약속의 보장된 땅(A Promised Land of Sanity)”이란 그의 목소리는 주지사가 아니고 백악관을 향한 의지와 열망이다. 플로리다 주 청사 계단에서의 15분짜리 취임 연설은 플로리다주에 대한 드산티스의 계획에 대한 청사진만큼이나 포괄적이고 전국적인 연설이라고 모든 미디어가 논평했다. 드산티스는 연설을 통해 2024년 대선 출마를 포함 그의 큰 야망을 드러냈다.
큰 득표율 차이로 연임에 성공한 드산티스의 정치력은 전국의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2024년 유력 대선 후보라는 점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취임식 전날에는 칵테일 파티와 만찬 그리고 무도회가 열렸다. 플로리다 공화당에 5만 달러 이상 기부한 후원자들에겐 VIP로 대접받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졌다. 이들은 백악관으로 향하는 드산티스의 가장 믿음직한 후원자들로 규정된 것을 기뻐했다. 부인인 케이시 드산티스는 캠페인에 참여한 여성 자원봉사자들을 별도로 초청해 만찬을 갖기도 했다.
CNN에 출연한 드산티스의 수석 보좌관은 주지사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확고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했지만 취임식의 전반적인 모습은 2024년 캠페인을 염두에 둔 것이 분명해 보였다.
2018년 트럼프의 도움으로 주지사가 된 드산티스 입장에서 트럼프와의 경쟁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가 배신을 외치면서 물불 안 가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드산티스의 충성을 기대하고 플로리다에 2024년 캠페인 본부를 만들었기에 두 사람의 경쟁은 전 세계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최근 몇 달 동안 2024년에 대한 이야기가 뉴스의 초점이 되면서 두 사람은 점점 대립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중간 선거를 전후해서 트럼프는 드산티스를 ‘보통 주지사’라고 비웃고 그를 위선적인 인물이라며 ‘론드샌시모니어스’라는 별명으로 조롱했다. 드산티스는 이런 트럼프의 비아냥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간선거 직전의 공화당 지지자 대상 2024년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드산티스는 트럼프를 10%p 이상 앞섰고 그 이후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드산티스는 올해 44세로 공화당의 최연소 백악관 유망주 중 한명이다. 그는 이탈리안 이민자의 아들로 예일대에서 역사를 전공했고 하버드 법대를 졸업했다. 예일대에선 야구팀 주장도 맡았었다. 돋보이는 것은 그의 군 경력이다. 그는 해군 특수부대 법무관으로 관타나모 포로수용소에서 근무했고 이라크전에도 파병됐다.
이후 2012년 플로리다 제6 지구 연방하원으로 당선되었고 상원의원인 마르코 루비오에 도전하려다가 주지사직으로 선회해 2018년 선거에서 제46대 플로리다 주지사에 당선됐다. 연방하원에 입성하면서 당내 우파들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를 결성했다.
그는 정부지출 축소와 감세를 주장한다. 또 총기협회로부터 감사장을 받을 정도로 총기규제에 반대한다. 불법 이민자들을 타주로 이동시키는 등 반 이민정책을 추구한다. 생명권 보호를 외치며 낙태에 반대한다. 그는 2018년 주지사 경선 당시 자녀들에게 국경 장벽 쌓는 방법을 가르치는 모습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문구가 적힌 붉은 색 점퍼를 입힌 캠페인 광고로 트럼프의 신임을 얻었다.
그는 인종차별 역사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 인종갈등을 조장한다며 ‘비판적 인종이론’ 교육을 금지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역사적 사실을 감추고 미화하려 한다며 드산티스의 교육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또 기후변화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엔 반대한다.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도 반대했다. 티파티 성향이 뚜렷한 강경한 보수주의자로 주지사 초기에는 트럼피스트로평가되었지만 현재는 트럼프와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다.
드산티스는 그의 두 번째 임기 취임식에서 1860년대의 에이브러햄 링컨과 1980년대의 로널드 레이건, 두 공화당 대통령의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선언했다. 그가 말하는 유산이란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과 레이건 당시 있었던 베를린 장벽 붕괴다.
지도자를 잘못 뽑은 국가들로 인해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바야흐로 미국 정치권도 대선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김동석 / 한인유권자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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