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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처럼…쇳가루가 항공기부품으로 순간 변신

GE에어로스페이스 싱가포르 직원이 레이저를 이용한 3D 프린터로 항공기 엔진 부품을 보수하고 있다. [사진 GE]
지난해 말 싱가포르 동부 로양(Loyang)에 있는 제너럴일렉트릭(GE) 에어로스페이스 엔진서비스 센터(GE AESS). 투명막 너머 방 한 칸 크기의 공간에서 레이저 불빛이 몇 번 깜박거리자 쇳가루 같은 금속 분말이 금세 굳어져 항공기부품으로 바뀌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액체 금속이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면을 연상시켰다.

3차원(3D) 프린터를 활용한 ‘적층(積層) 제조’ 기술로 GE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항공기부품 정비·개조(MRO) 현장이다. 실제로 3D 프린터는 나선형처럼 생긴 대형 항공기 팬 블레이드를 설계도 그대로 섬세하게 구현해냈다. 손가락보다 작은 크기의 부품은 물론, 공기가 지나가는 머리카락 굵기의 구멍도 척척 소화했다.

3D 프린팅에 사용되는 금속 분말에는 철과 니켈, 티타늄 등이 들어간다(사진 왼쪽), 레이저가 금속 분말을 녹여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 내는 모습(사진 오른쪽). [사진 GE]
니암 시 퉁 GE AESS 시니어 매니저는 “금속 분말을 재활용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3D 프린터 옆에는 금속 분말을 재활용하는 장치가 호스로 연결돼 있었다. 사용하고 남은 분말을 여기서 걸러내 다시 부품 제작용으로 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코로나19로 주춤했던 MRO 산업이 최근 항공 수요가 회복하고, 로봇·디지털 설비가 도입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싱가포르는 아시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25%에 이른다. 아시아와 유럽의 다리 역할을 하는 지역적 특성도 있지만, 싱가포르 정부가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구애 전략’도 한몫을 했다. GE와 롤스로이스, 에어버스, 프랫&휘트니(PW) 등은 일찌감치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안 로저 대표
GE AESS는 1981년부터 싱가포르에서 MRO 기지를 운영 중이다. GE가 수주한 MRO 물량의 60%를 처리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3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해 전체 인력이 2000여 명으로 늘었다. 이안 로저 GE AESS 대표는 “GE가 수십 년간 축적한 신기술과 과감한 투자, 싱가포르식 실무 교육이 고속 성장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GE는 3D 프린팅 상용화를 위해 10여 년 전 유럽의 3D 프린터 전문기업을 인수했다. GE 글로벌 리서치는 금속 분말을 한층한층 쌓아올려 부품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싱가포르 정부도 현지 대학과 연계해 3D 프린팅 전문가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첸 캥 남 GE AESS 제조 엔지니어링 책임자는 “싱가포르는 초등학교 때부터 플라스틱을 이용한 3D 프린팅 교육을 한다”며 “이런 현장 중심 교육 시스템 덕분에 GE에 입사하면 (작업자들이) 기대 이상으로 능숙하게 3D 프린터를 다룬다”고 전했다.

항공기부품 수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로저 대표는 “항공 여행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을 장비 제조·수리 공정으로 줄일 수 있다”며 “항공우주 산업은 기술의 경계를 꾸준히 확장 중”이라고 말했다.

☞MRO=항공기 정비(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s 또는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의 영문 약자. 항공기를 정상 유지하기 위한 정기적으로 수리 및 정비를 의미한다. 항공 산업은 통상 제품 판매보다 MRO에서 수익의 90%가량이 나온다.



김민상(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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