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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구설’과 ‘구설수’

영화·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대사 “쓸데없는 구설수에 휘말리지 말고…”는 문제가 있는 표현이다. “쓸데없는 구설에 휘말리지 말고…”라고 해야 자연스럽다.
 
‘구설수(口舌數)’는 남과 시비하거나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를 뜻한다. 운수는 이미 정해져 있어 인간의 힘으론 어쩔 수 없는 천운(天運)과 저절로 오고 가고 한다는 길흉화복(吉凶禍福)이다. ‘구설수에 휘말리다’라고 하면 다른 사람과 말다툼을 하거나 타인으로부터 비방하는 얘기를 듣게 될 운수에 휘말리다는 말이 되어 어색하다. 좋지 않게 남의 이야깃거리가 되는 경우에는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가리키는 단어 ‘구설(口舌)’이 오는 게 적절하다.
 
‘구설수에 오르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 영화배우가 만취 상태로 시상식 무대에 서서 횡설수설하는 바람에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의 경우도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고 하는 게 바르다. 시비나 험담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구설수’는 토정비결 등 운세를 풀이한 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이다. “이달엔 구설수가 있으니 매사에 언행을 조심하라” “괴상한 디자인의 옷이나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사람이 나오는 꿈은 물질적 손해를 보거나 구설수가 드는 예지몽이다”와 같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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