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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이재용 등 인맥 꺼냈다…6대 총수들 '다보스 작전' 전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CEO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를 찾으며 연초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24일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총수 대부분은 지난 16~20일 다보스포럼 일정을 마친 뒤 귀국해 국내에서 설 연휴를 보냈다. 이재용 회장은 명절 기간 국내외 사업장 공개 방문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신 새해 첫 주(1월 1~7일)에 출산한 임직원 60여 명과 한국인 배우자와 결혼해 다문화가정을 이룬 외국인 임직원 가족 180여 명 등에 설 선물을 보냈다.

이 회장은 출산 임직원에게 공기청정기와 함께 “사랑스러운 자녀가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기를 바라며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다문화 임직원 가정엔 에버랜드 연간이용권·기프트카드를 선물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은 연휴 기간 중 재충전 시간을 가지며 신년 경영구상에 몰두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일 스위스에서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사를 상대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활동을 펼친 뒤 조용한 연휴를 보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스위스에서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가 가족들과 명절을 보냈다고 한다.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5대 그룹 총수들이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연설을 기다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앞줄 왼쪽), 구광모 LG그룹 회장(뒷줄 왼쪽 둘째).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특별연설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 총수는 포럼 기간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교류하며 미래산업 동향을 살피고,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지난 18일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글로벌 CEO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파트리크 푸얀 토탈에너지 대표 등을 맞았다.

이날 간담회는 6대 그룹 총수들 주도로 기획됐다고 한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인도네시아에서 정의선 회장을 만나 다보스포럼 참석 계획을 밝히며 한국 기업에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를 구했다.

이후 6대 그룹 임원진과 대한상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매주 세부사항을 논의했다. 총수들은 친분이 있던 글로벌 CEO를 직접 초청하고 참석 여부 확인까지 ‘밀착마크’했다. 정 회장은 간담회 뒤 “외국 기업인들과 깊은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며 “상당한 성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저녁 대한상의가 주최한 ‘한국의 밤’ 행사에선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한목소리를 냈다. 행사엔 글로벌 정·재계 리더 5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찬에 참석한 기업인 외에도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손경식 CJ그룹 회장(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재용 회장은 주변에 글로벌 CEO들의 명함을 꺼내 보이며 “가만히 있어도 아는 분을 20~30명씩 만나게 된다”고 탄탄한 인맥을 과시했다. 부산엑스포 유치 가능성에 대해 최태원 회장은 “좋은 결과가 이미 나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뚜껑은 열어봐야 하니 계속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만족스럽다. 다 잘 된 것 같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3년 1월 다보스포럼 '임팩트 투자' 세션에서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SK식 전략과 비전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 SK그룹

한편 이번 다보스포럼에선 최태원 회장이 10년 전 연차총회에서 제안했던 사회성과인센티브(SPC) 프로그램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WEF 사무국은 최근 홈페이지에 ‘사회적 기업들과의 협력이 어떻게 대기업에 지속 가능 혁신 방안이 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회적 기업들이 창출하는 사회성과에 비례해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SK그룹의 SPC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 글에서 WEF 사무국은 “SK는 사회적기업들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에 비례해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독창적이면서도 효과적인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왔다”며 “사회적기업들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 측정 관련 노하우는 SK의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론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고석현(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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