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원유·가스·석탄' 수입 급증세 여전…'하향 안정' 흔들리나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가스와 석탄 수입액은 각각 567억 달러, 283억 달러로 무역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유 수입액도 1058억 달러로 기존 최대치인 2012년(1083억 달러)에 육박했다. 이들 3대 에너지원 수입을 합치면 1909억 달러로 연간 기준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해가 바뀌었지만, 에너지 수입 고공행진은 변함이 없다. 관세청이 발표한 1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석탄(40.5%), 가스(14.1%), 원유(11.3%) 수입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체 수출은 2.7% 감소로 주춤했지만, 수입은 9.3% 증가했다. 에너지발(發) 수입 여파로 무역적자도 벌써 102억6300만 달러(약 12조7000억원) 쌓였다. 올해 20일 만에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의 21.6%에 달하는 적자가 난 것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23일(현지시간) 배럴당 81.6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초엔 71달러 선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2주 새 10%가량 오른 것이다. 두바이유 가격도 81달러 선까지 상승했다.
신한투자증권 임환열 연구원 등은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여행·경제 활동이 빠르게 재개되고 있어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WTI 가격은 배럴당 80달러 중반대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창의융합대학장도 "국제 항공유 수요 증가 속도가 빠른 데다 중국 내 원유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향후 가격 상승 여지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가스는 겨울철 유럽 지역의 이상 고온으로 난방용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동북아 LNG 가격을 나타내는 천연가스현물가격(JKM)은 최근 100만BTU(열량단위)당 22~23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여름 50달러대에서 내려온 상황이다. 난방 수요가 줄어드는 봄까진 시세가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름 이후엔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향후 3대 에너지원 가격은 여러 변수가 많은 만큼 크게 내려가진 않고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거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에너지값이 떨어지지 않으면 수입액도 늘고, 공공요금 등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23일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가스 시장 향배에 따라 가스 가격이 내려가면 당연히 (요금에) 인하분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승훈 교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되더라도 올해 전기·가스요금의 꾸준한 인상은 불가피하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34조원 적자로 추정되는 한전 등의 경영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정종훈(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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