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등→전국 꼴찌 '세종 눈물'…강원 그대로? 집값의 반전

속절없이 내려가는 세종·인천

세종과 인천의 아파트 가격은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세종시 아파트값은 44.9%가 폭등하며, 전국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정반대로 치달았다. 현장에선 “체감 경기가 세종시 건설 이후 최악”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시작은 ‘공급 폭탄’이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4062가구였던 세종시 입주 물량은 이듬해 7668가구로 88.8% 증가했다. 세종시의 인구 유입도 주춤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순 유입 인구는 9054명으로 2021년 같은 기간(1만705명)보다 15% 줄었다.
대구도 대표적인 공급과잉 지역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대구 미분양 규모는 1만1700가구로, 1년 전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인천도 하락폭이 크다. 최근 수년간 서울 집값이 폭등하자 인천 등은 대안으로 떠올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에서 집을 못 산 사람이 인천·경기로 몰려들었다”며 “이 지역이 무주택자 중심으로 영끌·갭투자가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세 차익을 노린 외지인 비중이 늘면서 집값을 끌어올렸지만 갭투자는 ‘외상 거래’이기 때문에 부동산 침체기가 오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다”고 했다.
강원·제주·전북은 ‘미동’, 왜?
강원도 집값은 앞서 2018년 동계올림픽 수요를 겨냥한 과잉투자로 올림픽이 끝난 후 한차례 쓴맛을 봤다.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이 선반영된 셈이다. 박원갑 위원은 “강원도는 올림픽과 세컨드하우스 투자 붐이 사그라든 후 한동안 공급과잉으로 시달렸다”며 “덜 올랐다가 덜 내린 측면이 있다”고 했다.
제주도 비슷하다. 세종대 임재만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다른 지역이 오를 때 관광지인 제주는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원갑 위원은 “한동안 넘쳐나던 차이나머니가 빠져나가면서 조정을 거쳤고 외지인도 안 들어오면서 미리 빠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최근 전남 해남·완도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 기조를 보이는 데에 대해선 “레저 목적이나 은퇴자 등 고령자 위주로 수요가 일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전북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 하반기까지 2년 이상 아파트 가격이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9월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가격이 오른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금리 인상으로 전북도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전국 아파트 가격은 연말께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월간으로 보면 지난해 10·11월보다 12월이 더 떨어졌다”며 “급매물이 워낙 많다 보니 그 물량이 해소되는 데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주(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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