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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옜다 테슬라 받아라"…요즘 아이들 세뱃돈으로 주식 준다, 왜

50대 직장인 윤 모 씨는 이번 설에 조카들을 만나면 현금 세뱃돈 대신 ‘테슬라’ 주식을 선물할 계획이다. 지난해 1주당 400달러를 넘어서던 것이 최근엔 100달러대까지 떨어져 이제는 “싸질 만큼 싸졌다”고 판단해서다. 그는 “지난해 명절에는 ‘삼성전자’ 주식을 선물했다”며 “그동안 주가가 많이 내려 아쉽긴 했지만, 조카들에게 경제 공부가 되는 것 같아 현금보다 괜찮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대전 대덕구 푸른어린이집 원생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세배를 배우고 있다. 뉴스1
설 명절을 앞두고 윤 씨처럼 가족·친척에게 현금 세뱃돈 대신 주식 선물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 맘카페에서도 어디서 아이의 주식 계좌를 만들면 좋을지, 어떤 주식을 선물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문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세뱃돈을 받는 청소년도 예금보다 주식 투자를 선호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삼성증권이 최근 고객 9629명과 17~19세 청소년 300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청소년 응답자 58%는 주식에, 41%는 예금성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 청소년 응답자 43%는 이미 본인 명의의 주식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어떤 주식 선물할까요?
삼성증권의 설문조사에서 부모 응답자는 세뱃돈으로 자녀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해외 종목으로 테슬라(4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애플(27%)과 엔비디아(7%), 알파벳(5%) 등이 뒤를 이었다. 청소년들은 세뱃돈으로 투자하고 싶은 해외 주식 종목으로 애플(35%), 알파벳(23%), 테슬라(20%), 아마존(7%) 순으로 선택해 부모와 선호하는 해외 종목이 다소 달랐다.

2021년부터 '주식 선물하기' 대중화를 이끌어 온 토스증권에서 서비스 출시 이후 최근까지 가장 많이 선물한 주식은 단연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였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주식을 선물하는 건 경제 교육 목적도 있는 만큼 아이들과 의논해 종목을 선정해 볼 것을 권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아이들에게 또래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거나 지갑을 자주 여는 물건·서비스 등이 무엇인지 살펴보라고 한 뒤 그것들을 만드는 회사 주식을 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경제 교육도 하고 주식으로 수익을 내는 경험도 해보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주식 선물하기’는 어떻게 하나요?
2021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는 최근엔 상당수 증권사가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의 방식도 다양해졌다. 서비스 유형은 크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또는 메신저 전송 방식 ▶상품권 방식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중앙일보DB
삼성증권·NH투자증권· KB증권·대신증권 등은 MTS나 메신저 전송 방식을 활용한다. 이 방식은 증권사 MTS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본인이 보유한 주식이나 신규 매수한 주식을 상대에게 선물할 수 있다. 선물을 받는 사람이 증권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선물하기가 가능하다. 주식을 선물 받는 사람에게 계좌 개설 링크가 함께 전송돼 계좌 개설 이후에 선물 수령이 가능하다.

토스증권이나 카카오페이증권에서는 모바일 메신저나 휴대전화 번호만 입력해도 주식을 선물할 수 있다. 주식 선물을 받은 사람이 계좌가 없다면 계좌 개설 안내 메시지가 함께 전송돼 절차를 진행한 뒤 받을 수 있다. 다만 미성년자의 경우는 현행법상 비대면 계좌 개설이 되지 않기 때문에 증권 계좌가 없다면 증권사 영업점에 직접 방문한 뒤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증권사마다 주식 선물을 보낼 수 있는 한도가 다르다. 선물하는 사람 기준으로 삼성증권은 하루 최대 1000만원까지 가능하며, NH투자증권은 하루 500만원, KB증권은 300만원, 대신증권은 100만원이 한도다.

금융상품권 형태로 주식 선물을 서비스하는 증권사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 등은 5만원권 이하의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판매한다. 구매 한도가 작은 게 단점이지만, 받는 사람이 주식 이외에 채권·펀드 등 금융상품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금액이 꽤 크다면 증여세 신고해야 할까요?
주식 선물의 금액 여부와 상관없이 선물을 받은 사람은 원칙적으로 증여세를 신고해야 한다. 세무서를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국세청 홈택스 사이트에서 손쉽게 신고할 수 있다.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추후엔 가산세가 붙을 수 있다.

절세 측면에서 보면 증여세 신고는 미뤄서 좋을 게 없다. 증여세를 신고한 뒤엔 선물 받은 주식의 가치가 올라도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고 세뱃돈으로 받은 주식의 가치가 나중에 크게 불어날 경우 더 많은 증여세를 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설 명절을 앞둔 1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한국은행 경기본부(경기남부 17개 시 관할)에서 직원들이 지역 시중은행으로 발행될 설 자금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주식 선물 규모가 꽤 크다면 증여세 비과세 기준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증여세 비과세 한도는 미성년 자녀(만 19세 미만)일 경우 10년간 총 2000만원이다. 예를 들어 1세에 2000만원을 증여받고 증여세를 신고하면, 11세부터는 10년간 다시 2000만원 한도 내에서 증여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성년 자녀의 경우는 10년간 5000만원이다. 직계 존속이 아닌 기타 친족에게 받은 주식의 경우는 나이와 무관하게 비과세 한도가 10년간 1000만원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증여한 주식의 평가 기준이 증여한 날이 아니라 증여일 이전·이후 2개월간 종가 평균이라는 점이다. 증여한 날 종가를 기준으로 증여세를 계산하면 원치 않게 세금을 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정상훈 NH투자증권 Tax센터 책임연구원은 "삼성전자 주식을 오늘 증여한다고 해도 증여세의 기준이 되는 주식의 평가액은 오늘 종가가 아닌 증여일 이전·이후 2개월 종가의 평균이기 때문에 미성년자 면세 한도인 2000만원을 정확히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며 "면세 한도에 다소 여유를 두고 선물 계획을 짜는 게 절세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강광우(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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