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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수첩] '숙원'에서 멈춘 한미박물관

한미박물관 프로젝트가 진정 한인사회의 숙원 사업인가.  이면을 보니 숙원 사업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부실하다.  
 
현재 한미박물관 웹사이트는 중단됐고, 건립을 추진하는 단체의 주 정부 등록 상태는 불분명하다.
 
계획안을 수차례 변경하다 보니 수백만 달러의 재정만 낭비됐다. 시 정부로부터 건물 부지를 확보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설계 도면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수십 년째 외침만 있고, 실체(한미박물관)가 없었던 건 이유가 있었다. 이민 역사와 문화 보존의 산실이 되겠다는 한미박물관의 기치가 헛헛하다.
 


정부와 개인 기부자들은 숙원을 이루라며 돈을 줬다. 한미박물관 측은 그때마다 기금 확보 소식을 알렸지만, 정작 기금 운용 내용에 대해서는 제대로 공개한 적도 없다. 내부 관계자도 구체적인 용도를 모른다.
 
취재 중 한미박물관 안병찬 이사는 “뒤늦게 (이사회에) 합류했다. 자세한 내용은 세금보고 등을 담당했던 회계법인 등에 알아봐야 한다”며 정확한 설명이 필요한 예산 운용 관련 질문에는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LA지역 6가에 있는 한미박물관 사무실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박물관장(윤신애)은 취재 요청에도 묵묵부답이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언론에 정확히 알리지 못한다면 하물며 한인사회에는 말할 것도 없다.  
 
그동안 한미박물관 측은 단 한 차례도 커뮤니티 공청회를 열지 않았다. 소수의 이사만 프로젝트를 주물렀다. 전시 방식과 운영 계획의 청사진은 물론 박물관에 어떠한 유물이 담길지조차 한인사회는 아는 게 없다.  
 
타 커뮤니티의 행보와도 대조된다. 아르메니아계 미국인 박물관(AAM)은 추진된 지 7년 만에 착공(2021년 7월)했고 이제 완공을 바라보고 있다. 일본계 커뮤니티는 지난 2020년 팬데믹 사태에도 불구하고 반세기 숙원사업이던 커뮤니티 센터 ‘부도칸(Budokan·무도관)’을 끝내 지었다.
 
한인 이민 역사가 120년에 이르렀다. 한인들의 발자취는 마땅히 기록돼야 한다. 단, 한미박물관 프로젝트에 그 흔적을 보존하기 위한 염원이 배어있는지 의아하다. 그 지점이 물음표다.

장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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