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아이디어 도용 의혹 또 터졌다…이번엔 영양제 디스펜서
![대기업 롯데헬스케어 제품(왼쪽)과 스타트업 알고케어의 영양제 디스펜서. [사진 알고케어]](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3/01/20/1131239f-f025-4cd6-86bb-b2bdaa5b3309.jpg)
알고케어는 이번 CES 2023에서 롯데헬스케어가 선보인 영양제 디스펜서 ‘필키’가 알고케어 제품을 베낀 것이라고 18일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롯데헬스케어는 “문제없으니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알고케어 측은 2021년 9월 시제품을 들고 롯데그룹 벤처캐피털(VC)인 롯데벤처스 및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들을 만났을 때 “롯데헬스케어가 투자 및 사업협력을 명목으로 알고케어가 개발 중이던 제품과 사업 전략 정보를 획득했다”고 주장한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는 ▶제품의 작동원리 및 구조 ▶고유 구성품목의 구조 ▶사업모델 관련 규제 검토 내용 ▶영양제 생산처·생산방식·유통기한 ▶특허 등 지식재산권 관련 정보 ▶카피캣 방어 전략 및 현황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롯데헬스케어 측은 “전략적 투자(SI)를 하려고 했으나, 알고케어와 이견을 좁히지 못해 불발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롯데도 맞춤형 건강기능식 제공 등 내부 로드맵에 따라 제품을 개발했을 뿐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탈취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규제는 양측이 협력한다면 당연히 검토해야 할 부분이었다”며 “신뢰할 만한 생산처와 원료를 확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영양제 생산처에 관해 물었고 세부 정보는 공개 못 한다는 알고케어의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례로는 지난 2021년 LG유플러스 표절 논란이 있다. 스타트업 청소연구소에 투자를 제안했던 LG유플러스는 투자 불발 이후 자사가 개발한 ‘홈인’ 앱을 내놓으면서 청소연구소와 앱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당시 LG유플러스 측은 표절을 부인했다. 이후 홈인은 사업 9개월 만에 철수했다.
스타트업 업계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약점을 악용한다고 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타트업 지원기관 관계자는 “스타트업은 장기간의 법률 분쟁을 버티기 어려운데, 대기업들이 이걸 알고 ‘밀어붙이면 된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건을 인지한 즉시 기술침해 행정조사 전담 공무원과 전문가를 파견해 스타트업과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남영(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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