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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한미박물관 진단 <3>글렌데일에서 해법을 찾다

문열고 힘모으니 더 큰 건물 완공 눈 앞
아르메니안 박물관 ‘모범사례’
2014년 시작해 7년만에 첫삽

실무 전문가 참여로 신속 결정
커뮤니티 지원 유도에도 성공
진척 상황 공개로 협력 이끌어

(왼쪽 사진부터) 2024년 글렌데일에서 완공될 아르메니안 아메리칸 박물관의 조감도. 지난해 11월 18일 주차장과 건물 기초공사가 포함된 1단계 건축이 완료된 모습.  [아르메니안 아메리칸 박물관 웹사이트]

(왼쪽 사진부터) 2024년 글렌데일에서 완공될 아르메니안 아메리칸 박물관의 조감도. 지난해 11월 18일 주차장과 건물 기초공사가 포함된 1단계 건축이 완료된 모습. [아르메니안 아메리칸 박물관 웹사이트]

소수계 커뮤니티들의 성공적인 박물관 건립은 부지만 덩그러니 두고 있는 한미박물관과 대조된다.  
 
그중 아르메니아계 미국인 박물관(Armenian American Museum·AAM)은 지난 2014년 추진된 지 7년만인 지난 2021년 7월 첫 삽을 뜨면서 한인사회를 놀라게 했다.  
 
내년 2024년 완공을 바라보고 있는 AAM의 강한 추진력의 비결은 전문가들의 의견에 기반을 둔 빠른 결정, 탄탄한 재정 확보 및 커뮤니티의 지원, 협력을 이끈 투명성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전문가들의 투입
 
지난 2014년 아르메니안 대학살 100주년 위원회가 아르메니아계 미국인 박물관 설립을 공식적인 랜드마크 프로젝트로 채택하면서 추진된 AAM은 이듬해 문화, 자선, 종교 단체 대표 10명이 모인 이사회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실무를 맡는 27명의 운영위원과 각 소위원회는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커뮤니티 신문 ‘아르메니안 위클리’는 “AAM은 건축, 설계, 프로그래밍 및 개발에 대한 지침과 전문 지식을 제공하기 위해 경험이 많은 박물관 및 업계 전문가로 팀을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AAM은 곧장 세계적으로 유명한 알라자얀 마르쿠시 건축회사를 선정했고, 속전속결로 2016년 박물관 건물 디자인을 공개했으며 그대로 추진했다.
 
반면, 한미박물관의 경우 2013년 첫 디자인 발표 후 설계안을 2차례나 변경하면서 5년이란 시간을 허비했고 200만 달러 이상 금전적 손해도 봤다. 〈본지 2019년 1월 14일자 A-1면〉이 모든 과정은 이사 7~8명이 결정했다.  
 
당시 한미박물관은 2015년 ‘박물관+아파트 건축안’을 내세워 추진했지만, 예산 문제로 인해 2019년 다시 원래 계획안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5만820스퀘어피트 규모의 2층 건물인 AAM의 디자인이 결정되는 데 1년이 걸렸지만, AAM 규모의 3분의 1도 안 되는 1만4000여스퀘어피트 2층 건물인 한미박물관은 디자인을 결정하는 데 6년이 걸렸다.  
 
2018년 AAM은 박물관이 들어설 글렌데일 센트럴파크 부지에 대해 연간 1달러로 55년 임대하는 조건으로 시와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임대 계약은 10년간 4차례, 총 40년을 연장할 수 있다.  
 
탄탄한 자금 마련, 커뮤니티의 지원
 
AAM은 부지 계약 체결과 동시에 본격적인 기금 마련 캠페인에 나섰다.  
 
AAM 웹사이트에 따르면 1000여명이 참석한 첫 번째 갈라(모금액 미공개)가 2018년에 열렸고, 이듬해 두 번째 갈라를 열어 220만 달러를 모금했다.  
 
그뿐만 아니라 장시간의 자선 모금 방송(telethon·텔레톤)을 진행해 813만 달러가 넘는 상당한 민간 자금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연방과 주, 지역 정부의 자금 지원도 탄탄했다. 특히 주정부에서는 2016~2017년도 예산안부터 거의 매해 아르메니안 박물관 기금에 관한 예산이 마련됐다.  
 
AAM 웹사이트에 따르면 앞서 제리 브라운 주지사 시절 확보한 400만 달러의 기금을 포함해 개빈 뉴섬 주지사 때부터는 2019~2020년 회계연도 500만 달러, 2021~2022년 회계연도 180만 달러를 추가로 확보하며 주정부로부터만 1080만 달러 기금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아르메니안 커뮤니티와 오랜기간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앤서니 J. 포탄티노 가주상원의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더해 애덤 시프 연방하원의원(가주 30지구)의 도움으로 연방 기금 95만 달러와 캐서린 버거 LA카운티 수퍼바이저를 통해서 100만 달러 그랜트도 얻었다.  
 
건축비 3500만 달러를 목표로 모금 중인 AAM은 지난해 2022년 3월 열린 갈라에서 “역사적인 3100만 달러의 모금 이정표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한미박물관의 경우 건립비용 3200만 달러 중 2500만 달러(약정포함)를 확보한 상태다. 이 중 정부 지원금은 1450만 달러(연방 정부 700만 달러, 가주 400만 달러, LA시 350만 달러)로 착공을 위해서는 약 700만 달러가 더 필요하다.
 
한인사회 관계자 A씨는 “아르메니안 커뮤니티는 상당한 정부 지원을 받았고 그만큼 박물관 설립 속도가 빨랐다”며 “평소 친분이 있는 정치인과 관계를 잘 쌓았고 사명감을 가진 커뮤니티 인사들이 열성을 다해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박물관은 목에 힘주는 사람만 있지 그렇게 전면에 나서 뛰어들 사람이 없다”고 지적하며 “또 AAM의 경우 자체적으로도 상당한 민간자금이 모여 박물관 설립에 대한 커뮤니티의 관심과 협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협력을 이끈 투명성
 
AAM은 모든 과정을 모금된 기금과 재정 상황 등을 웹사이트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했다. 또한 진행 상황과 행사를 신속하게 공유해 주민들이 건립 진척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AAM은 지난해 11월 18일 1단계 공사인 박물관 주차장 및 건물 기초 공사를 완료하고 세레머니를 진행했다. 당초 2022년 여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6개월 정도 지연됐다. 2단계에서는 본격적으로 건물 공사에 돌입해 상부 구조물 건설을 진행하며 2024년 완공이 목표다.  
 
반면, 한미박물관의 현 이사회는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물관 웹사이트(kanmuseum.org)에는 ‘2022년 개관’을 알리는 안내만 나올 뿐 다른 어떠한 정보도 찾아볼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이사회 정기모임, 지출 및 재정 현황, 프로젝트 의사결정 과정 등의 외부 공개는 거의 없었다. 신임 이사 공개 모집이나 한미박물관 추진 공청회, 대외홍보 행사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본지 2020년 9월 25일자 A1면〉
 
한인 비영리단체 사무담당 B씨는 “역대 한인 단체 중 한미박물관 이사진 구성이 가장 화려했다”면서 “시작은 좋았지만 결국 소수 이사회는 폐쇄성도 키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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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특별취재팀=장열·김형재·장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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