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손해" 농가 울상인데…변함 없는 마트 한우가격의 비밀
전북 군산에서 한우 160마리를 사육하는 정윤섭(65)씨는 소 한 마리를 팔 때마다 손해가 커지고 있다. 통상 30개월까지 키워야 우시장에서 소를 팔 수 있다. 키우는데 1000만원가량이 들어가지만, 팔고 나서 손에 쥐는 돈은 6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씨는 “사룟값은 2년 전과 비교하면 40~50% 오르는 등 비용은 안 오른 게 없는데, 한우 가격은 내려갔다. 고생해 키워봐야 빚만 쌓이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2년 새 200만원 떨어진 한우 가격

생산비는 올라…마리당 1000만원
정씨가 최근 소 한 마리를 30개월까지 사육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한 결과 1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는 아예 제외하고서다. 먼저, 6~7개월 송아지를 들여와 키워야 하는데 2년 전 420만원가량이 들었다. 이 송아지를 30개월까지 24개월간 키우는데 들어가는 사룟값만 마리당 497만원이다. 전기료, 수도요금, 1년에 4번 정도 톱밥을 새로 까는데 등에 수십만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각종 방역‧치료비, 농기계 임차료 등까지 부담해야 한다.

예고된 공급 과잉에 소비 둔화까지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경기둔화로 소비심리가 악화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사육두수가 많긴 하지만 공급 측면에서 이렇게까지 가격이 내려갈 상황은 아니다. 소비자 가격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면서 한우를 찾는 소비자가 줄어든 것”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소비 진작과 유통구조 개선 노력과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트·정육점선 여전히 비싼 소고기

롯데마트 관계자는 “주 단위로 한우 판매가격을 조정하고 있지만, 사전 기획한 물량이 있기 때문에 판매가에 즉각적으로 반영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도 "소 한 마리를 도축해도 소비자가 많이 찾는 등심은 지육(뼈·내장 같은 부산물을 제거한 고기)의 4.4%에 불과하다"라며 "도축비·인건비·물류비 등을 감안하면, 소매점에서는 가격 체감이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한우협회·농협·전문가 등과 수시로 논의하면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일단 도매가에 비해 소비자 가격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은 만큼 대규모 할인을 통해 소비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우 수출도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호.백일현(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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