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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전자' 사고 2년 마음고생…'물타기' 하던 동학개미 변했다

직장인 이소라(가명·36)씨는 최근 스마트폰에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지웠다. 주식 때문에 더는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서다. 그는 2020년 말 주변 지인들이 '10만 전자'가 될 거라며 삼성전자를 추천할 때 2000만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7만원대에 매입한 삼성전자 주식은 계속 오를 것만 같더니 지난해엔 5만원대까지 급락했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는 새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6만 원대를 회복하자 일부는 매도해 현금화했고, 나머지는 ‘비자발적 장기 투자’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는 “최근 전세 대출 이자도 올라 ‘물타기’할 돈도 없다”며 “안 판 주식은 나중에 아이한테 준다 생각하고 MTS를 지웠더니 그나마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일러스트 =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새해 들어 코스피서 3조원 뺀 개인 투자자
새해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해도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기 위해 이른바 ‘물타기’를 지속해오던 지난해와는 양상이 다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코스피에서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부터 지난 13일까지 2조97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다. 8960억원 순매도했다. 이어 SK하이닉스(5090억원)와 현대차(2400억원), 카카오(2250억원) 등 새해 들어 반등한 대형주 위주로 팔아치웠다. 개인 투자자들은 대신 코스피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200 선물인버스2X(3330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주식을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증권 계좌에서 아예 돈을 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2일 기준 45조원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엔 7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고금리 기조와 증시 부진이 이어지며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지속적으로 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자금이다. 언제든 증시에 유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이라 주식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주식 투자 붐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그러들기 시작했다”며 “베어마켓(약세장)이 지속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지쳐 투자 열기가 식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경기 침체 등 악재 상당 부분이 지난해 증시에 반영된 측면이 있어 올해 전반적으로 봤을 땐 반등의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과 달리 지난달까지 매도세를 이어오던 외국인들은 새해 들어 매수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2조884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수 행진에 코스피는 지난 13일까지 올해 들어 6.7% 상승했다. 외국인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9200억원)와 SK하이닉스(3740억원) 등이다. 같은 기간 기관은 350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채권·금 투자에 꽂힌 고액자산가들
고액 자산가도 코스피 등 국내 주식 대신 채권이나 금 투자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30억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들을 주로 상담하는 조혜진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이사는 “고액 자산가 중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산의 상당 부분을 채권으로 옮겨 놓은 경우가 많다”며 “최근 채권 가격이 올라 채권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할지, 더 늘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역시 고액자산가를 상대하는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GWM센터 팀장도 “최근 채권 가격이 오르자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매도한 고액 자산가들은 그다음으로 금 투자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강광우(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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