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부동산 한파에, 가계대출 잔액 처음으로 줄었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에 지난해 전체 금융권의 총 가계대출 잔액이 처음 줄었다. 특히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의 감소 폭이 컸고, 주택담보대출의 상승 폭도 크게 둔화했다.
가계대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전년보다 27조원(지난해 말 기준) 늘었다. 하지만 2021년 말 증가액(69조2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다.
금융사 중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1년 전과 비교해 지난해 2조7000억원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한국은행 집계 기준으로 은행이 자산관리 목적으로 운영하는 신탁계정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말 은행 가계대출은 1년 새 2조6000억원이 줄어든 1058조829억원이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은행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은행권 기타대출은 신용대출(-18조8000억원)을 중심으로 22조8000억원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2021년과 비교해 지난해(56조9000억원→20조원) 큰 폭으로 둔화했다. 안심전환대출 시행과 신규 분양 아파트 입주 등의 영향으로 정책모기지(8조5000억원)·집단대출(9조4000억원)·전세대출(8조4000억원)이 늘었지만, 일반개별 주택담보대출은 1년 전과 비교해 6조3000억원 오히려 감소했다. 부동산 규제와 고금리에 신규 주택매매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2금융권에서는 지난해 상호금융(-10조6000억원)·여신전문금융회사(-1조3000억원)에서 취급한 가계대출 잔액이 2021년과 비교해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보험(3조7000억원)·저축은행(2조3000억원)의 가계대출은 소폭 증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많이 감소했는데, 이 때문에 신용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상호금융과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대출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남준(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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