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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시원한 물 한잔

35년 지기인 친구가 몇장의 사진과 비디오로 찍은 영상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그동안 검사로 재직하다가 북가주 콘트라코스타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 판사로 임명된 그녀의 아들 글렌 H 김 판사의 선서식을  담은 영상이었다. 볼수록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 1세대 이민자의 아들로서 그런 막중한 자리에 임명됐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지난해 9월에 있었던 그 선서식에서 아들에게 법복을 입혀주는 장면은 참으로 가슴 뭉클한 감동이었다. 이젠 감히 ‘현준이’라 호칭하기도 송구하다고 답을 했더니 너의 아들이기도 하다며 “어떻게 살아왔는지….모두들 수고가 많은 이 세상! 너와 나, 시원한 물 한잔이야.  많이 사랑하며 지켜보자!”는 답이 다시 왔다.  
 
그녀의 끊임없는 기도 덕분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늘 기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하이힐만 고집하던 나와는 달리 항상 굽 낮은 신발만 신고, 걸음은  다른 사람의 두배는 빨리 걷던 그녀의 모습이 더러는 이상할 때도 있었다.  
 
주말이면 남편 사업을 거들고, 틈만나면  바닷가 근처의 성당들을 순례하면서 심신을 다스리며 누구보다도 부지런히 살아온 그녀다. 언젠가는 자신의 아이들과 자주 갔었다며 나를 ‘내셔널 간디 뮤지엄’에 안내한 적도 있다.
 


그렇게 말없이 자식을 위해서는 자신을 버리고 오직 아내와 엄마의 역할만 고집하며 열심히 산 그녀가  자식들로 부터 받은 영광은 지극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정의롭게 봉사하는 일에는 늘 앞장서던, 지금은 영문학 박사가 된 그녀의 딸이 대학생 때 내게 선물 한 ‘우리 엄마에게 잘 해주셔서 감사해요!’라고 한글로 쓴 UC버클리 로고가 찍힌 대학 노트가 내 책꽂이 위에서  ‘맞습니다’라고 맞장구를 치는 듯하다.

켈리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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