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0곳 중 4곳 “설 자금 사정 곤란”…상여금은 얼마
인천시에서 철강 업체를 운영하는 40대 박모씨는 설을 앞두고 상여금을 기대하는 직원들을 보며 한숨만 쉬고 있다. 이 회사는 명절이면 으레 기본급의 100%가량을 상여금으로 지급해 왔지만, 올해는 빡빡한 자금 사정 탓에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 박씨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빌린 정책자금 이자도 이달부터 1%포인트 가까이 올라 은행에서 돈 빌리는 건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10곳 중 4곳 가까이는 이처럼 올해 설 자금 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들은 고금리로 인해 자금난이 커졌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11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이달 5일 8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설 자금 사정이 곤란한 중소기업은 36.6%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는 응답은 34.9%, ‘원활하다’는 곳은 28.5%였다.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전년 대비 10.6%포인트 늘었다. 곤란한 원인(복수 응답)으로는 판매·매출 부진(70.3%)이 가장 많았고, 이어 원·부자재 가격 상승(66.9%), 인건비 상승(34.5%), 납품대금 단가 동결·인하(7.2%) 등의 순이었다.
자금 사정 곤란과 관련해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75.1%로 지난해 설(85.6%)보다 감소했다. 은행에서 자금 조달 시 애로사항으로는 고금리(66.9%)가 가장 많아 지난해(33.5%) 대비 2배 가까이 됐다.
중소기업들은 올해 설에 필요한 자금이 평균 2억2550만원이지만, 2580만원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부족한 자금 확보 계획(복수 응답)에 대해서는 납품 대금 조기 회수(65%), 금융기관 차입(29.0%), 결제 연기(27.5%) 등의 순으로 답했으나 ‘대책 없음’도 14.5%에 달했다.
올해 직원들에게 설 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44.3%로 나타났다. ‘미정’인 기업은 17%였다. 지급 예정인 기업의 경우 인당 평균 4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설(44만7000원) 대비 4만7000원 줄었다. 정률 지급시 기본급의 61.7%를 지급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설 휴무계획에 대해선 응답 기업의 96.1%가 오는 21~24일 나흘간 휴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 설 자금 사정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다소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이고,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가장 큰 자금 조달 애로 요인이 되고 있다”며 “자금난 완화를 위한 금융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선을(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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