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장 보기 무섭다"…日 고물가에 '脫아베노믹스' 꿈틀
도쿄 CPI는 일본 전국 CPI 발표에 앞서 공표되기 때문에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오는 20일 발표되는 지난달 일본 전국 CPI도 기록적인 상승 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전국 CPI는 전년 대비 3.8% 상승하면서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데이터 기업 데이코쿠 데이터뱅크가 상장 식품 제조업체 10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1~4월 가격 인상을 예고한 식품은 이미 7000개를 넘어섰다. 앞으로도 인플레이션이 꺾이긴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본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단기금리 -0.1%)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미일 금리 차는 역사적인 수준으로 벌어졌고, 지난해 엔화가치는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50엔까지 돌파하는 등 폭락(환율은 상승)했다. 여기에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일본 물가가 크게 치솟았다. 그만큼 엔화로 환산한 수입 가격이 비싸져서다.
전문가들은 오는 4월 하루히코 총재 임기가 끝나면 일본 통화 정책에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후임 총재와 함께 2013년 아베 신조 당시 내각과 일본은행이 공동 발표한 성명을 재검토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물가 상승률 목표 2%를 가능한 이른 시기에 달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이 공동 성명은 일본 금융완화책의 근거이자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근간으로 작용해왔다. 시장에선 마이너스 금리(단기금리 -0.1%)를 탈피할 수 있는 근거 등이 담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10년간의 관성이 남아있는 만큼 일본이 단기간에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일본은행이 올해 말까지 단기금리를 -0.1%로 유지하다 내년에 금리 인상을 단행해 0%로 소폭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스지마 유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일본은행 총재 후계자가 오더라도 올해 극적인 정책 변화를 만들어내진 않을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나는) 진정한 도약은 아마도 2024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상현(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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