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격당한 룰라 지지한 바이든…남미 '좌파 대부'에 러브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일으킨 폭동 사태로 곤경에 처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이날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번 통화에서 브라질 내 폭동과 별개로 앞으로 기후변화, 경제개발, 안보 문제 등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다음 달 정상회담에서 폭넓은 의제가 다뤄질 것이란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함께 이번 사태를 비판하는 긴급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이들 정상은 이날 멕시코에서 열리는 3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발표된 성명에서 “브라질 민주주의와 평화적인 권력 이양에 대한 1월 8일 공격을 규탄한다”며 “우리는 브라질이 민주주의 제도를 지키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브라질 국민의 자유의지를 지지하며 룰라 대통령과 함께 일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21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의 미 의회 습격을 겪었던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동병상련’이 두 정상 간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폭동의 배후로 지목되는 자이르 보이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송환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관련 질문에 “(브라질에서)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진지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이소나루 전 대통령은 대선 패배 직후 미국 플로리다로 옮겨 은신 중이다. 이와 관련, 호아킨 카스트로 미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보이소나루는 플로리다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브라질에서 테러를 부추긴 이 독재자의 도피처가 되어선 안 된다. 그는 브라질로 송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보이소나루의 비자를 중단시켜 추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은 부패 혐의를 받다가 미국으로 도망친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파나마 전 대통령의 신병을 지난 2018년 6월 파나마 측에 인도할 때도 사전에 비자부터 정지시켰다.
당시 파나마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존 필리 전 대사는 “보이소나루에게 미국 비자 취소는 가장 즉각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합법적으로 입국한 외국인일지라도 추방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김상진(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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