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도 못말린 구인난...연봉 1.8억인데 지원 0명인 이 병원
‘공고 응시원서 접수결과 지원자 없음(2022년 11월18일)’
‘재공고 응시원서 접수결과 지원자 없음(2022년 12월14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어린이병원이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최근 정신건강의학과와 영상의학과에서 의사 총 4명을 뽑기 위해 3차례 공모했는데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어린이병원은 주로 중증장애나 가족이 없는 무연고 아동 등을 치료하는 공공병원이다.
인기과 '정재영'도 구인난
서울시 어린이병원 의사 정원은 21명인데 현재 17명만 일하고 있다. 영상의학과는 2019년부터 4년 가까이 빈 자리가 채워지지 않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역시 3년 넘게 공석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이에 어린이병원은 지난해 10·11·12월 등 3차례 의사 선발에 나섰다. 어린이병원 측은 “정신건강의학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 등 이른바 ‘정재영’으로 불리는 인기과는 (공공의료기관 입장에선) 더더욱 지원자가 없다”고 했다.
![[사진 서울특별시어린이병원 홈페이지 캡처]](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3/01/09/b0a1074a-4f1d-4ec3-8b1d-267bc8a64ed2.jpg)
서울시, 임금 대폭 올렸지만
과별 임금 상한액 제한은 아예 폐지했다. 신규 채용뿐만 아니라 기존 인력 임금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앞서 서울시는 2021년 4월에도 공공의사 보수를 최대 40% 인상했다. 서울시는 이번 공고 기간이 끝나는 오는 31일까지 지원자가 없으면 다시 공고를 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급여 문제 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사태 때 최일선에서 대응해야 하는 공공의료기관 ‘역할’에 대한 부담도 구인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서울시뿐 아니라 전국 상당수 공공의료기관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성북구의 한 병원에서 지난 10월 소아 환자와 보호자가 대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그래픽=김현서 기자](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3/01/09/a48d2003-4efa-4e23-a0ce-7418afaf2850.jpg)
소청과 기피 현상…공공의사 빠져나갈라
서울 어린이병원은 200병상 규모다. 입원 환자 161명 대부분이 뇌성마비 등 중증장애를 갖고 있다. 남 원장은 “이들 가운데 제대로 밥을 먹을 수 있는 아동은 한 명도 없으며 콧줄(비위관)로 영양을 공급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런 마당에 소아과 의사가 빠져나가면 아이들 생명이 위험하다”고 남 원장은 덧붙였다. 어린이병원에는 소아과 의사 8명이 일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의료 붕괴 현상은 이미 현실화한 상태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수련병원 소청과 전공의(레지던트) 지원율은 16.6%(정원 199명·지원 33명)에 불과하다. 인천 상급종합병원인 가천대 길병원마저 의료진이 부족해 2월 말까지 소청과 입원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지역 대학병원도 줄줄이 소아 진료를 축소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의료니 만큼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나운채(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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