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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투뿔급" 그냥 초록색 아니다, '최고급 샤인머스캣' 비밀

신세계백화점의 로열머스캣(왼쪽)은 일반 샤인머스캣(오른쪽)보다 알이 크고 당도가 높다. 최선을 기자

“알갱이 하나하나가 고르고 반듯한 건 기본입니다. 당도 기준은 하단 평균 17브릭스(Brix), 무게는 송이당 950g, 알당 16g을 넘어야 합니다. 색깔도 밝은 연두색 기준을 통과해야 해요. 한 송이에서 공백은 두 곳 미만이어야 합니다.”

9일 이해창 청담아실 대표는 ‘로열머스캣’의 기준을 이렇게 설명했다. 청담아실은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이번 설날 선물세트에 들어갈 샤인머스캣을 선별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샤인머스캣 중에 일정 수준의 과육 상태와 모양, 당도 등을 통과한 최고 상품을 로열머스캣이라고 부른다. 소고기로 치자면 ‘투뿔(1++)급 머스캣’인 셈이다. 이 대표는 “통상적으로 샤인머스캣은 영양분이 많은 윗부분이 더 달아서 우리는 하단을 평가한다”며 “기존 백화점 납품용 과일 중 로열머스캣으로 ‘합격’하는 비율은 20% 안팎”이라고 귀띔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해창(오른쪽) 청담아실 대표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과일선별장에서 신세계백화점 청과 바이어와 함께 로열머스캣을 선별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설 대목을 앞둔 백화점 업계가 샤인머스캣을 두고 치열한 ‘최고급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샤인머스캣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품질 논란이 불거지자 업계가 고급화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더 달고, 더 잘생긴 과일을 선보여야 눈길을 끌 수 있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샤인머스캣 재배 면적은 6067㏊로 전체 포도 재배 면적의 42%에 이른다. 2011년 국내에 상륙한 지 11년 만에 캠벨얼리(4642㏊)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씨가 없어 먹기 편하고 맛이 상큼해 단숨에 인기 과일로 부상하면서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샤인머스캣은 2014년 이후 매년 50% 이상 매출이 상승 중이며, 지난해엔 딸기·귤에 이어 ‘과일 톱3’에 올랐다.

샤인머스캣 컬러 차트. 로열머스캣은 5단계(1단계 진녹색→2단계 녹색→3단계 연두색→4단계 연노란색→5단계 노란색에 가까운 연두색) 중 3.5단계 이상이어야 통과다. 샤인머스캣은 익을수록 녹색보다는 노란색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녹색이 진할수록 맛이 떨어질 확률이 크다. 사진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품질 저하’라는 부작용도 생겼다. 특히 지난해 추석 시즌엔 “당도가 떨어진다” “껍질이 질기다” 같은 악평을 나오기도 했다. 박서준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은 “농가들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솎아내기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누적된 문제가 지난해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는 이에 따라 ‘투뿔급 샤인머스캣’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청담아실과 손잡고 지난해 10월 로열머스캣을 출시했고, 이번 설 선물세트에도 포함했다. 신세계 강남점 기준으로 샤인머스캣은 송이당 3만7000원, 로열머스캣은 5만6000원 안팎에 판매한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롯데백화점은 이번 설 선물세트 중 샤인머스캣의 당도 기준을 기존 16→18브릭스 이상으로 높였다. 현대백화점 역시 샤인머스캣이 포함된 과일세트 최고액을 기존 25만원에서 27만원으로 높이며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경북 상주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샤인머스캣 지정농장의 모습. 사진 신세계백화점

친환경도 주요 키워드다. 신세계백화점은 충주(사과)와 상주(샤인머스캣), 서귀포(한라봉) 등에 지정 산지를 운영한다. 이상복 충주 산지유통센터 소장은 “최첨단 과일 선별기가 덜 달고 흠집 있는 사과를 이중으로 걸러낸다”고 소개했다. 백화점 바이어는 현지에서 열흘 넘게 머물며 선별‧배송 작업을 함께 한다.

현대백화점은 일부 과일세트의 포장재를 종이로 바꿨다. 롯데백화점은 ‘저탄소 한우 선물 세트’를 재활용 소재로 제작한 보랭 가방에 넣어 판매한다.

충북 충주 거점산지유통센터에서 최첨단 선별기가 고품질의 사과를 골라내고 있다. 최선을 기자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에서 직원들이 샤인머스캣 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현대백화점




최선을(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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