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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연착륙 신호…금리인상에 영향 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통화 긴축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한편에선 ‘연착륙’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자극하던 임금 급등세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는 조짐이 나타나면서다. 일각에선 미국이 너무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경제 상황을 의미하는 ‘골디락스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표출되고 있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지난해 12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6%다. 시장 전망치(5.0%)를 하회하는 동시에 2021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도 0.3% 상승하면서 전망치(0.4%)를 밑돌았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임금 상승률 둔화에도 미국의 고용 시장은 여전히 탄탄했다. 12월 실업률은 전월(3.6%)보다 0.1%포인트 하락한 3.5%를 기록했다. 비농업 일자리 수는 전년 대비 22만3000개 증가했다. 전월(25만6000개)보다 둔화했지만, 시장 전망치(20만개)를 크게 웃돌면서 여전히 높은 고용 수준을 보여줬다. 경제활동참가율도 62.3%로, 전월(62.2%)보다 소폭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경제활동참가율이 증가한 것은 경기 회복이 이뤄지면서 소외된 노동자가 고용시장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블룸버그·CNBC·포춘 등에는 미국이 최적의 상태인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접어들었다는 일부 전문가의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유가와 식료품 가격이 진정되고 있어 임금 상승세는 물가를 자극할 마지막 요소로 꼽히고 있다. 여전히 오름세를 보이는 서비스 물가가 둔화하려면 임금 상승세가 진정돼야 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앞으로 고용 지표의 향방이 중요하다고 연일 강조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임금을 떨어뜨리려다 실업률이 예상 이상으로 급등해버리면 심각한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물가 관리’와 ‘고용 창출’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인 Fed에게 임금 급등세가 꺾이고 실업률도 낮아지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Fed의 입장에서도 올해 과도한 금리 인상을 단행할 필요성이 낮아진다. 앞서 Fed 위원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종착지를 현재보다 0.75%포인트 높은 연 5~5.25% 수준으로 제시하면서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SGA)의 시모나 모쿠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임금 상승 둔화와 함께 강력한 고용 시장이 형성되는 ‘연착륙 시나리오’가 구체화하고 있다”며 “(이번 지표는) 이상적으로 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도 벌써 긴축 완화 기대감을 품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2월 FOMC에서 Fed가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확률과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확률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45.4%대 45.5%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8일 오후 4시(한국시간) 기준으로 75.7%대 24.3%까지 벌어지면서 베이비스텝 쪽으로 확연하게 기울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Fed가 베이비스텝으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경계론도 여전하다. 한 달 지표만으론 골디락스 시나리오가 올해에도 지속할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근본적인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며 “임금 상승률을 낮추고 인플레이션(고물가)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더 높은 실업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리사 쿡 Fed 이사도 “일부 고무적인 신호에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물가 상승률을 (Fed 목표치인) 2%로 되돌리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상현(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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