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인 나는 첫 임신중"…美 의사가 말하는 건강히 늙는 법
우리는 모두 병에 걸렸다. 나이 먹는 병. 미국 보스턴의 브리검 여성병원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의사, 다니엘라 라마스에 따르면 그렇다. 라마스는 생사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을 매일 마주하는 생업 외에도, 뉴욕타임스(NYT) 객원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그런 그가 올 새해 첫 칼럼으로 4일(현지시간) 게재한 글은 나이듦에 관하여였다. 제목은 “의사로서 나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다른 관점에서 본다.”
암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만 병이 아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피할 수 없는 노화, 그 자체가 일종의 병이다. 라마스는 “의사들은 환자를 대할 때 그들의 나이를 반드시 언급한다”며 “‘75세 호흡 곤란 남성’ ‘30세 관절염 여성’ 식으로 부르는 것인데, 연령은 같은 질환이라고 해도 다른 치료법을 적용해야 하는 변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2~3년간 코로나19 환자를 계속 치료해온 그는 “같은 호흡기 환자라고 해도 대학생의 경우는 해볼 수 있는 모든 치료법을 동원할 수 있지만, 노령의 경우는 그럴 수 없는 것처럼”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앉아서 내 나이가 어때서 그러냐고 항변하거나,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 탓만 할 순 없는 법. 그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 자체를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한다”며 “인생이란 나이가 들어가는 덕에 일정한 사이클을 갖게 되고, 그 사이클에 잘 대비한다면 평온한 노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적었다. 같은 나이라고 같은 건강상태를 의미하지 않는 지극히 상식적이지만 실제로 성취하기엔 꽤나 어려운 설명을 그는 이어간다. 라마스는 “나이를 드는 것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21세기에 새로이 할 필요가 있다”며 “게다가 지금은 고령화 시대인만큼, ‘안티 에이징’ 과학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라마스 자신이 과거의 연령대 사이클에서 예외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는 “지금 41세인 나는 생애 첫 임신 중”이라며 “과거였다면 엄청난 노산이라고 우려를 샀겠지만, 지금은 ‘앞으로도 살 날이 더 길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그는 자신의 70대 부모님 이야기도 적었다. “얼마 전 마이애미의 부모님 댁에 갔을 때 우연히 70세인 아버지가 뒷마당에서 철봉 턱걸이 운동을 하시는 걸 봤는데 대단했다”며 “그 연세에 중력을 그렇게 연속해서 거스를 수 있는 건 40대인 나도 못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결국, 마음과 몸의 힘을 계속 단련한다면 희망은 있다는 얘기다. 노화라는 병을 막을 순 없지만 그 결과의 강도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이젠 백세 시대를 넘어 150세 시대가 온다는 게 장수 연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관련 연구자들은 ‘150세까지 건강히 살게 되는 사람은 이미 태어나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열심히 철봉 운동을 하고 40대 초산을 준비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화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라마스는 “최근에 등에 뭔가 검은 점이 있는 걸 발견하고 피부과를 찾아갔더니 흑색종의 일종이래서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말했다. 의사도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평소 건강한 편이었기에 이 검은 점이 건강 악화의 전조가 아닐까 불안했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피부과 전문의가 한 말은 뭐였을까. 그는 이렇게 적었다.
“환자분, 흑색종 생겼다고 요란 떨 것 없어요. 40대잖아요. 그 나이면 당연한 겁니다.”
전수진(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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