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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잡다 은행만 배불려" 불만에…당국, 이번엔 대출금리 압박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예금 금리에 이어 대출 금리도 압박하고 나섰다. 대출 금리 추이를 점검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은행에 ‘수신 경쟁 자제’를 주문하며 예금 금리 인상을 억제한 사이 대출 금리는 계속 오르며 “은행만 배불리고 있다”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자 다시 개입에 나선 것이다. 당국의 연이은 '두더지 잡기'식 개입이 시장 왜곡과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의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올들어 8% 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12월18일 서울 시내 한 은행의 예금금리를 홍보하는 전광판 모습. 뉴스1
금융당국, ”대출 금리 인상 당위성 없어”

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중은행 대출 금리에 대한 점검 강화를 통한 대출 금리 인상 억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신 금리가 하락하는 등 대출 금리가 올라갈 유인이 없어 (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의 당위성이 없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 3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27∼8.12%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3일 연 3.57~5.07% 수준이었던 5대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10월 16일 기준 연 5.02~7.5%를 기록하는 등 연 5~7%대로 올라섰다.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고 올해 들어서자마자 상단이 연 8%를 뚫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연 8%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등장했다.

이는 예금 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린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주요 시중은행에서 연 5%대 예금 금리 상품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 수장이 수신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한 이후부터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25일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과당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그 전날 “수신 금리 과당 경쟁에 따른 자금 쏠림이 최소화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 달라”고 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뒷걸음 친 예금금리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은행연합회, 한국은행]
“예금 인상만 틀어막아…은행만 배불려”

은행으로의 자금 쏠림과 예금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금리 오름세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로 인해 예금 금리 상승은 억제됐지만, 대출 금리의 상승 방향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금융 소비자 사이에선 은행의 예금 금리 인상만 틀어막는 당국의 정책이 서민의 대출 이자 부담은 줄이지 못하고 은행 이익만 늘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당국이 부랴부랴 대출 금리에 대한 개입에 나섰지만, 예금 금리 개입에 따른 부작용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게 맞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여기에 ‘예대 금리 공시’ 도입을 통해 예금 금리 인상을 등 떠밀다가 돌연 정반대 성격의 주문을 하는 등 정책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기관의 독점력에 대한 금융당국의 개입은 타당하지만, 그 수준을 벗어나는 정부의 개입은 시장경쟁 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금리 수준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은 시장 왜곡에 따른 이상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남현(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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