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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수익'에 400% 성과급 쏘면서, 여전히 3시반 문닫는 은행

충남 천안에서 자영업을 하는 진수지(30)씨는 지난달 해외여행을 앞두고 환전을 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발길을 다시 돌렸다. 점심시간에 잠시 가게 문을 닫고 은행 업무를 보려 했지만, 은행엔 이미 앞선 대기 고객이 10명이 넘었기 때문이다. 진씨는 “가게를 오래 비울 수 없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자영업자라서 오후에 다시 시간을 내서 다녀올 수 있었지만, 은행 영업시간 자체가 짧아서 일을 보기 촉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에 내야 할 돈(대출 이자 등)은 점점 많아지는데, 서비스는 줄어드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의 한 건물에 설치된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뉴스1
주요 은행이 지난해 높은 실적을 올리며 직원에게 기본급의 300~400%에 이르는 성과급을 지급할 전망이다. 금리가 상승하며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이자 수익을 봤기 때문이다. 반면 금융소비자는 영업시간 등 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예전 같지 않다고 지적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경영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61%를 책정했다. 2021년 성과급은 300%였는데, 지난해 실적을 반영해 61%포인트 상향했다. 300%는 현금으로, 61%는 우리사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KB국민은행은 성과급을 기본급의 280%로 정했다. 전년 성과급 수준(기본급의 300%)보다 비율은 줄었지만, 특별 격려금으로 직원 한 사람당 340만원을 지급하기로 해 실제 지급액은 더 많다.

NH농협은행은 기본급의 4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350%)보다 50%포인트 늘렸다. NH농협은행은 또 육아휴직 산정 기간에서 난임휴직 기간을 제외하기로 하고,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는 기간을 확대하는 등 복리후생도 개선하기로 했다. 이들 은행은 대부분 직군의 임금 인상률도 높였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아직 성과급 수준을 결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이익 연동 특별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00%를 지급했다. 우리은행은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00%와 사기 진작 명목 기본급 100%를 더해 총 300%에 100만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은행권의 성과급이 커진 것은 지난해 이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지배기업 지분 기준)은 11조220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9조5017억원)보다 약 18%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은행 대출이 늘어난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오른 탓에 시장금리도 상승하며 이자수익이 불어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지난해 1~3분기 이자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조9000억원 증가한 40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익도, 성과급도 늘었지만 은행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여전하다. 소비자 불편이 특히 큰 부분은 짧은 영업시간이다. 은행권은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영업시간을 당초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1시간 단축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현재까지 영업시간을 원상 복구하지 않았다. 은행 노사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된 이후에 영업시간 관련 논의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은행 영업점이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영업시간까지 줄면서 소비자 불만은 쌓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동전 교환은 특정 시간에만 해줘서 더 어렵다” “온라인 뱅킹으로 해도 방문이 필수인 서비스가 많다”는 등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앞서 5일 “최근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은행권에 대한 국민의 정서와 기대에 부합할 것”이라며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는 국민 생활 불편 해소 측면에서뿐 아니라, 서비스업으로서의 은행에 대한 인식 제고와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 노사는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와 별도로 영업시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임성빈(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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