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명 CES 오픈 런…'광슬라' '농슬라'가 모빌리티 중심 차지했다

5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3’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끈 모빌리티 기업들이다. 테슬라는 올해도 지하 터널 ‘베이거스 루프’를 통해 전기차로 관람객을 메인홀에서 모빌리티 전시장인 웨스트홀로 실어날랐다. 관람객들은 이날 내린 비를 피하며 약 1분 만에 도보 15분 거리를 이동했다.
농슬라(농업+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농기계 업체 존디어와 광업의 테슬라인 건설기계업체 캐터필러가 전시한 육중한 트랙터도 보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이들은 첨단 모빌리티가 1차산업에 일으킬 혁신을 상징했다.

관람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끼지 않고 자유롭게 음식을 먹기도 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건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개막시간인 오전 10시, 전시장 문이 열리자 “와~” 함성과 함께 인파가 물밀듯 밀려 들어갔다. 행사 주최 측은 약 10만명의 관람객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존디어 관계자인 에릭 크렉포드는 “최첨단 센서로 무장돼 넓고 큰 농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농부들이 운전대에서 작물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며 사무실에서 일하듯 편리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람객 로버트 앤더슨은 “농업의 자동화가 이렇게 진척됐는지 몰랐다. 인공지능(AI) 기기로 무장한 최첨단 산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존 메이 존디어 최고경영자(CEO)는 개막 첫 기조연설에서 “식량 생산은 기술이 실제로 반드시 필요한 곳”이라며 “농업과 건설보다 우리 모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바로 옆 부스에는 캐터필러의 100t 트럭 ‘Cat777’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직원 재그 새마라와라는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자재를 빠르게 운송할 수 있도록 하는 ‘생산성 전자 제어전략’(APECS) 기능을 탑재했다. 타이어 마모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향상한 것도 큰 기술적 진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베이비 트럭’에 불과하다. 현장에서는 더 큰 사이즈가 활용된다”고 덧붙였다.

카메라 제조업체 니콘 부스에는 건설현장 등에서 사용하는 로봇 팔, 카메라와 로봇을 결합한 오토바이 라이드존이 눈에 띄었다. 부스 중심 연단에서는 니콘이 그리는 미래에 관한 프리젠테이션이 종일 진행됐다. 니콘 관계자는 “미래기술에 있어 카메라는 눈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니콘에게는 새 기회와도 같다”고 말했다.
탄소 중립을 선언한 파나소닉은 입구에 태양광으로 광합성을 하는 나무를 배치하며 ‘그린 임팩트’를 강조했다. 카메라 제조업체 캐논은 VR기기 등을 선보였다. 그 외 전시장 곳곳에는 제조업체 샤프,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 등을 볼 수 있었다.

반면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CES 참가율은 저조했는데, 가전 기업 TCL과 하이센스 정도만 눈에 띄는 규모의 전시장을 꾸몄다. 이들은 모바일기기부터 TV, 세탁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전시했다. 제품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은 한국 기업과 다른 분위기였다.
한국 기업은 총 550여곳이 참가했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삼성전자 전시관 앞에는 복도까지 줄이 늘어섰다. 삼성관계자는 “개막 첫날과 둘째 날 그룹투어는 이미 몇 주 전부터 예약이 꽉 차서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전자 부스 입구에는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인 초대형 조형물 ‘올레드 지평선’이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들은 자리에 서서 파도가 치고 대형 고래가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을 한참 동안 감상했다.
박해리.고석현(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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