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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주역 웬디 커틀러 "한국 IRA에 현실적 돼야…앞으로도 이런 긴장 반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미국 측 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 소사이어티 부회장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한국이 느끼는 배신감에 공감한다면서도 법 개정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워싱턴=이광조 기자
"한국 등 파트너들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개정보다 좀 더 현실적인 기대를 할 필요가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은 5일(현지시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IRA의 개정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된 상황에서 가능성이 희박해진 법 개정에 매달리지 말고 다른 창의적 방안 마련에 집중하라는 조언이다.

커틀러 부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탄생의 주역이다. 2006~2007년 당시 협상의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았다.

그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기로 한 IRA로 한국산이 차별받게 된 상황에서, FTA 체결국인 한국이 느낄 좌절과 배신감을 동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통상 환경을 볼 때, 앞으로도 '온쇼어링(미국 내 공급망 구축)'과 '프렌드쇼어링(동맹국에 공급망 구축)' 간의 긴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최근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통상의 개념을 크게 바꿔놨다고 분석했다. 활발한 교역을 통해 갈등을 피할 수 있을 거란 오랜 믿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무너졌다고 했다.

또 팬데믹으로 공급망 위기를 겪으면서 각국은 경제안보를 더 우선시하게 됐고, 전통적인 무역 이슈는 이제 덜 중요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2007년 1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미FTA 6차 공식협상 전체회의에서 웬디 커틀러(왼쪽) 당시 미국측 수석대표와 김종훈 한국측 수석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Q : FTA 체결 당사국인 한국은 미국의 IRA 법안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A : - 동의한다. 내가 협상에 참여한 FTA의 목적은 서로를 파트너로 대하며 차별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에서 느끼는 좌절과 배신감에 동감한다. 그러나 이 법으로 인해 얻게 될 엄청난 기회도 고려하길 바란다. 특히 배터리 분야에서 보조금 혜택은 한국 제조업체에 돌아갈 수 있다. 한국 파트너들은 어떤 부분이 해가 되고, 도움이 될지 평가해보길 권한다. 미국 역시 한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지난해 상원에서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는데, 법 고치는 게 가능할까.
A : - 낙관적이지 않다. IRA 입법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무리 부분 개정을 한다 해도, 일단 뚜껑을 열면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에서 엄청난 수정을 하러 달려들 것이다. 이런 입법의 한계를 고려할 때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우리 무역 파트너들은 현실적인 기대를 할 필요가 있다.


Q : 그렇다면 무엇이 최선의 시나리오인가.
A : - 지난달 미 재무부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상업용 전기차에 리스 차를 포함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무역 파트너들, 특히 한국의 우려를 줄일 의미 있는 첫발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알기로는 재무부는 최종 규정을 내놓기 위해 여전히 작업 중이다. 현시점에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미국과 파트너들이 협력해 우려를 해소할 창의적 방법을 찾는 것이다.

지난 2017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미국 제품 구매를 우선시하는 내용의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커틀러 전 USTR 부대표는 "바이든 정부와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정책에 비슷한 점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백악관 아카이브

Q : 조 바이든 정부의 무역정책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와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A : - 바이든 정부와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정책에 비슷한 점이 분명히 있다. 둘 다 중산층·노동자들의 필요에 더 관심 가져야 한다고 봤다. 둘 다 국제 관행에도 맞설 준비가 돼 있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정책을 짜며 동맹·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했다는 차이가 있다. 수입규제는 계속 이뤄졌지만, 트럼프 정부 때처럼 일방적이진 않다.


Q : 그러면 앞으로도 보호주의적인 입법이 또 나올까.
A : - 지금 추세를 과소평가할 수 없다. 그간 온쇼어링과 프렌드쇼어링에 대한 수요에 균형을 맞추려 노력해왔는데, IRA로 분쟁이 일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미국의 공급망 구축을 돕던 파트너들이 배신감을 느꼈다. 그런데 온쇼어링과 프렌드쇼어링 사이에서의 이런 긴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바라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Q : 최근 큰 사건을 겪으며 나라 간 무역이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A : - 그렇다. 더 많은 나라와 교역하면서 경제적으로 얽히게 되면 군사적 갈등을 피할 수 있을 거란 오랜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미국은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며 세계무역기구(WTO)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에도 가입시켰고 양자 협력을 이어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런 믿음은 무너졌고, 미국 정책입안자들은 무역과 경제협력에서 더 현실적이 됐다. 또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으면서 각국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공급망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통적인 무역 이슈는 덜 중요하게 될 것 같다.




김필규(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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