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체 수수료 ‘0’ 시대 열리나? 신한 이어 다른 은행도 “검토”
신한은행이 올해 1월1일부터 모바일과 인터넷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를 영구 면제하기로 하면서, 은행권의 이체 수수료 ‘제로(0)’화 움직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연 100억원에 육박하는 수수료 수익을 포기해야 하지만, 치열한 온라인 뱅킹 시장에서 고객을 확대하기 위해선 수수료 면제가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3/01/03/032e1571-55d5-4516-95fd-93ae8af72c33.jpg)
은행권은 신한은행의 새 방침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이미 많은 고객이 온라인 이체 수수료를 면제받고 있어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경쟁 은행은 향후 수수료 면제 확대 방안에 대해 내부 검토에 착수한 상황이다.
5대 은행 중 하나인 A은행 관계자는 “수수료를 면제하면 은행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 살펴보고 있다”며 “비대면 거래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모든 상황에 미리 준비해두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5대 은행인 B은행 관계자도 “현재는 신한은행 한 곳만 시행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신한은행과 비교를 할 것이고, 결국 동참하는 은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적극적이고 심도 있게 (모바일·인터넷 이체 수수료 면제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https://news.koreadaily.com/data/photo/2023/01/03/c625213f-7fb5-446d-aab5-557fcdb46dce.jpg)
은행권에서는 이번 수수료 면제가 단순한 수익 환원 차원을 넘어 마케팅 효과를 기대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은행 점포 수가 줄어들며 모바일·인터넷이 주요 거래 창구가 된 지 오래고, 각종 수수료는 토스·카카오·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과의 경쟁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과거 2011년 카카오톡이 등장한 이후 3대 이동통신사가 줄줄이 문자메시지 등을 사실상 무료화한 것처럼, 은행권의 이체 수수료도 향후 전면 무료화하는 흐름으로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시 카카오톡 이용자가 늘면서 이통사는 문자메시지 요금을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서지용 상명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의 수수료 감면이나 영구 면제가 금융 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에는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은행들이 수수료 관련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서 교수는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 은행이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고, 이를 예금·대출 수익으로 만회하려는 시도가 발생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성빈(im.soungbin@joongang.co.kr)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