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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체 수수료 ‘0’ 시대 열리나? 신한 이어 다른 은행도 “검토”

신한은행이 올해 1월1일부터 모바일과 인터넷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를 영구 면제하기로 하면서, 은행권의 이체 수수료 ‘제로(0)’화 움직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연 100억원에 육박하는 수수료 수익을 포기해야 하지만, 치열한 온라인 뱅킹 시장에서 고객을 확대하기 위해선 수수료 면제가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외 다른 은행들도 수수료 면제를 확대하는 것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앞서 한용구 신한은행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익을 낸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이체 수수료 면제를 시행하겠다”며 “모든 은행이 동참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기존 신한은행의 온라인 타행 이체 수수료는 건당 500원(자동이체의 경우 300원) 수준으로, 거래 기준 등을 충족한 고객만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았다.

은행권은 신한은행의 새 방침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이미 많은 고객이 온라인 이체 수수료를 면제받고 있어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경쟁 은행은 향후 수수료 면제 확대 방안에 대해 내부 검토에 착수한 상황이다.

5대 은행 중 하나인 A은행 관계자는 “수수료를 면제하면 은행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 살펴보고 있다”며 “비대면 거래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모든 상황에 미리 준비해두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5대 은행인 B은행 관계자도 “현재는 신한은행 한 곳만 시행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신한은행과 비교를 할 것이고, 결국 동참하는 은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적극적이고 심도 있게 (모바일·인터넷 이체 수수료 면제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주요 은행 대부분은 이미 ▶급여를 해당 은행 통장으로 받거나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 ▶거래 실적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해 이체 수수료를 면제해 왔다. 그러나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급여 이체 등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20대 초·중반 취업준비생, 50·60대 이상 퇴직자에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며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고객이 수수료 때문에 디지털 뱅킹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고통을 분담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모바일·인터넷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를 완전히 면제하면 100억원에 가까운 수십억원대 수익을 포기해야 할 것으로 추산한다.

은행권에서는 이번 수수료 면제가 단순한 수익 환원 차원을 넘어 마케팅 효과를 기대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은행 점포 수가 줄어들며 모바일·인터넷이 주요 거래 창구가 된 지 오래고, 각종 수수료는 토스·카카오·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과의 경쟁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과거 2011년 카카오톡이 등장한 이후 3대 이동통신사가 줄줄이 문자메시지 등을 사실상 무료화한 것처럼, 은행권의 이체 수수료도 향후 전면 무료화하는 흐름으로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시 카카오톡 이용자가 늘면서 이통사는 문자메시지 요금을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서지용 상명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의 수수료 감면이나 영구 면제가 금융 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에는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은행들이 수수료 관련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서 교수는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 은행이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고, 이를 예금·대출 수익으로 만회하려는 시도가 발생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성빈(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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