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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중소기업인 한자리에…“원팀이 돼 위기를 기회로”


윤석열 대통령과 주요 대기업 총수, 중소기업 등 경제계 인사들이 새해를 맞아 한자리에 모였다. 2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주최한 ‘2023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다. 현직 대통령이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이 날 행사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이 모두 참석했다. 신년 인사회를 공동 주최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 단체장도 모두 함께했다.

구자열 무협회장 “수출 5강 달성을”

윤 대통령은 이날 격려사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안보·통상·기술 협력 등이 패키지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이제 한 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낡은 제도와 규제를 타파하고 세제와 금융으로 투자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 노동 개혁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며 “정부는 여러분의 경제 활동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상의회장은 인사말에서 “(지금은) 반도체·자동차·조선·배터리 등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이라며 “불행이라 생각할 게 아니라 ‘이걸 다 가지고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이런 산업이 없었더라면 훨씬 더 큰 걱정’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손자병법에 ‘이환위리’(以患爲利)라는 말이 있다. 어려움과 근심, 걱정을 이로움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라며 “‘원팀’이 되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도 “규제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대상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라며 “규제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없애주기를 바란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토끼처럼 더욱 풍요로운 나라로 도약하자”고 말했다. 구자열 무협 회장은 “기업인의 열정과 헌신, 토끼의 영리함이 더해져 ‘수출 5강’을 달성하자”고 다짐했고, 손경식 경총 회장도 “노동 개혁과 규제 혁신 등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으로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덕담했다.

자영업자 대표로 참석한 김진주 커피온유 대표는 “자영업자들이 더 힘낼 수 있도록 좋은 정책과 지원이 나왔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노측 대표로 나선 김학준 강서모터스 정비사는 “몸과 마음 건강을 챙기면서 일할 수 있는 좋은 근로 환경을 기대한다”고 했다. 경희대 재학생 채희선씨는 청년 대표로 나와 “희망과 밝은 미래를 마음껏 꿈꿀 수 있는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대한상의는 1962년부터 매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 인사들을 모아 별도로 신년회를 개최해왔다. 역대 대통령은 대부분 상의 행사에 참석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계 신년 인사회를 찾지 않았다. 이번 대·중소기업 인사들이 신년회를 공동으로 개최한 데에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컸다고 한다.

당초 상의와 중기중앙회가 각각 신년회를 기획하고 윤 대통령을 초청했는데, 대통령실에서 ‘판을 키웠다’는 전언이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을 도모해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대통령실이 처음으로 공동 신년 인사회를 주선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대표 “좋은 정책·지원 필요”

이날 행사에는 정부·경제계 인사를 포함해 50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 인사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함께했다.

한편, 이날까지 발표된 주요 대기업 신년사에는 지난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글로벌 복합위기에 따른 긴장감과 위기의식이 짙게 배어 있었다. 재계가 ‘위기 극복’을 새해 화두로 삼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삼성디지털시티에서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열고 초일류 기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시무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별도의 신년사도 없었다. 이 회장은 대신 이 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사옥에서 삼성그룹 주요 사장단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주요 경영현안을 살폈다.

대부분의 기업은 올 한해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이라 예측하면서도 ‘위기가 곧 기회’라는 데 주목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멈추거나 움츠러들기보다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조직 재정비도 주문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위기의식은 다가오는 재난을 막아주는 고마운 레이더 같은 역할을 하고, 레이더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위기에 대응하는 데 빈틈이 없어질 것”이라며 위기 대응을 당부했다.

코오롱은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최우수 사원이 신년사 작성과 발표를 맡았다. 최재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부장은 이날 온라인 시무식에서 ‘이글이글(Eagle Eagle) 2023’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높이 날아올라 날카롭게 목표를 낚아채는 독수리(Eagle)처럼 역량을 갈고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석현.이희권(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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