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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로 전등 바꾸니 1300만원 절약…가성비 좋은 에너지 효율 팁 [신년기획 - 에너지 과소비 스톱]

EERS를 통해 고효율 LED 조명으로 바꾼 경북 경주 A금속 내부 모습. 설비 교체로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사진 한국전력
가계·기업을 넘어 국가 경제 전체로도 에너지를 어떻게 쓰는지가 중요하다.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무역적자가 단적인 예다. 1일 한전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전기 소비량을 10%만 줄였어도 지난해 1~3분기 에너지 수입액이 111억9000만 달러(7.8%)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LNG 발전을 덜 하니 그만큼 수입량도 줄어서다. 같은 기간 발생한 무역적자의 38.7%가 사라질 수 있었다는 의미다. 연구원 관계자는 "전기 소비량 감축은 무역수지 개선에 따라 외환 수요 감소, 외국인 자금 유입 증가 같은 부수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효율화는 전 사회적인 탄소중립 비용을 줄일 대안으로도 불린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50년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 1위로 꼽힌 건 에너지 효율 향상(37%)이었다. 재생에너지(32%), 탄소 포집·저장(9%) 등 신기술을 제쳤다.

이른바 '가성비'도 좋다. 2019년 KPMG 분석을 보면 에너지 효율 향상 효과를 발전 비용으로 환산할 때 1㎾h당 29원꼴이었다. 석탄(81원)·LNG(92원) 같은 화석연료 기반 발전기나 태양광(126원)보다 싸다. 전력 사용만 줄여도 재생에너지 설비나 화력 발전소를 덜 갖춰도 되는 셈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비싼 에너지 시대, 꾸준히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요금 조정과 함께 전력 체계 개편이 필수적이다. 전기요금 인상이 단기적 방안이라면, 전력 체계 개편은 중장기 대책이다. 특히 효율 향상 지원을 통한 소비 감축, 전력 수요 시간 이전, 전력 수요지 분산 같은 근본적 방안이 종합적으로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소비자의 자발적 감축에 의존하는 건 한계가 있어서다.


미국·유럽연합(EU) 등에서 시행 중인 EERS(에너지효율향상의무화제도) 확대는 손에 잡히는 대안 중 하나다. 에너지 공급자에게 판매량과 비례하는 절감 목표를 부여하면서 효율 향상 투자를 끌어내는 제도다. 한전은 2018~2021년 시범사업 동안 연간 전력사용량 1178GWh를 줄였다. 소비자가 LED·변압기 등 전력 고효율 설비로 바꾸면 기기 가격 10~20%에 해당하는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에너지 소비 감축 시 캐시백 같은 인센티브를 주는 식이다.

EERS에 참여한 이들의 반응도 좋다. 자동차용 프레스 금형, 선박 엔진 부품 등을 생산하는 회사 A금속은 최근 경북 경주의 공장·사무실 저효율 조명을 모두 고효율 LED 제품으로 바꿨다. 그 결과 연 1300만원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조명 교체로 에너지 비용이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설비 투자 비용도 3년 안엔 회수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다만 본격 도입을 위해선 재원 확보가 숙제다. 미국·유럽은 기후환경요금 등 별도 요금으로 EERS용 자금을 조달하는 반면, 한국은 그런 항목이 없어서다. 정부도 내년 EERS 대상을 대형마트·편의점 폐쇄형 냉장고 교체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의무 적용을 위한 에너지이용합리화법 개정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금은 시범사업 수준인데 연내 법을 개정해서 시행 의무와 예산 규정 등을 두려고 한다. 그러면 한전·가스공사 등도 에너지 사용을 줄인 만큼 이득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EERS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낮 시간대 발전 과잉'도 변화가 필요하다. 시간대별 요금제를 다양하게 설계하면서 잉여 전력이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로 전력 수요를 자연스레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면 남거나 모자라는 전력이 줄어들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충남 논산의 한 고압 송전탑 꼭대기에 오른 한전 관계자들이 선로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수요지 분산도 묵은 숙제다. 원전 등 전력 생산지와의 괴리를 감안해 지역 간 전력수급 안정 방안을 갖춰야 한다. 2021년 수도권·제주의 전력 자급률은 70% 수준에 그쳤지만, 나머지 지역은 120~180%로 불균형이 심각하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앞으로는 송전망이 부족해 기껏 생산한 전기를 못 보내는 문제를 생길 수 있다"면서 "지역 차등 요금제를 도입해 지방으로 수요를 분산시키면 균형발전도 유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정부가 국가적인 전력 효율화 투자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고효율 기술개발에 대한 금융·재정 지원이 있어야 한다. 어디에서 에너지가 새고 있는지 진단하는 시스템 기반의 에너지 효율 작업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정종훈.임성빈(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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