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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만 17조원 만기 몰렸다…끝나지 않은 레고랜드 쇼크

레고랜드발(發) 금융 시장 불안이 올해 초에도 이어진다. 이번 달부터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 만기가 예정돼 있어 자금 확보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특히 부동산 PF에 많이 참여한 증권사의 대규모 신용 하락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1~2월 대규모 만기…급한 불 아직 남았다
레고랜드로 시작한 부동산 PF 자금 경색 문제가 올해 초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레고랜드 전경. 연합뉴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0일 발행분까지 포함한 이번 달 만기 PF ABCP는 약 17조원(유동화사채 포함)이다. 다음 달에는 약 10조원, 3월에도 약 5조원이 만기가 도래한다.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난을 겪었던 지난해 10~11월 PF ABCP를 차환(이미 발행한 채권을 다른 채권으로 상환하는 것)하면서 원래 3개월 안팎이던 만기가 1~2개월로 줄었다. 이 때문에 이번 달과 다음 달 만기가 대거 몰렸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월까지 많은 만기 물량이 존재해 이에 대한 차환 리스크(위험)가 높은 상황”이라며 “금리 상승 및 주택경기 둔화로 부동산 PF 시장이 크게 위축됐고, 추가적인 약화가 우려된다”고 했다.

부동산 침체 금융 불안 더 키워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뉴스1
PF ABCP는 부동산 개발 관련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통상 단기로 발행하기 때문에 만기가 도래하면 또 다른 PF ABCP를 발행해 이를 대신 상환한다. 하지만 부동산 사업에서 미분양이 발생하거나 경기 침체로 사업이 지연되면 PF ABCP 추가 발행이 어려워져 금융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최근 부동산 시장이 점점 악화하고 있는 점이 금융 불안을 더 키우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8027호로 한 달 새 22.9%(1만810호) 늘었다. 고금리 등으로 기존 주택 매매 가격 하락도 지속하고 있어, 신규 주택의 미분양 문제도 더 확산할 수 있다. 건설업계는 인천과 대구·부산 등에서 미분양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부동산 PF 노출 높은 증권사 위험
부동산 PF 부실화는 특히 국내 증권사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발표한 ‘2023년 산업전망’에서 “일반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노출 규모) 비중이 크고, 유동성 대응력과 자본 완충력이 낮아 PF 리스크 현실화에 따른 영향이 비교적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 증권업 사업 환경은 ‘비우호적’, 실적 방향은 ‘저하’,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각각 평가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국내 23개 증권사 부동산 PF 노출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의 37% 수준인 24조3000억원이다.

나이스(NICE)신용평가도 증권·캐피탈·부동산신탁·저축은행 등 4개 업종 내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면서, 특히 부동산 PF로 증권·캐피탈·저축은행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금융 시장 위기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부동산 PF 보증을 5조원 늘리고, 미분양 PF 보증도 5조원을 신설해 이번 달 조기 시행에 들어간다. 또 1∼3개월로 만기가 짧은 PF ABCP를 만기가 긴 대출로 전환할 수 있게 HUG와 주택금융공사(HF)가 직접 사업자보증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남준(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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