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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한인 사기 피해 속출] 가짜명품 팔고 좀도둑질에 '노쇼' 까지

송금 받고는 전화 수신 중단
화장품 업소서 아이섀도 슬쩍
김밥 17인분 주문 후 안나타나
번호 공개후에야 음식값 지불

연말을 맞아 한인사회에 각종 사기, 절도 사건 등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음식을 예약 주문한 뒤 나타나지 않는 ‘노쇼(No-Show)’ 사건까지 발생하며 SNS 등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미시USA’에는 최근 가짜 명품 가방 판매가 문제가 됐다. LA에 사는 60대 이모씨는 미시USA를 통해 샤넬 중고 가방 판매 광고를 보게 됐다. 이씨는 가방 구매를 위해 온라인 송금 애플리케이션인 ‘벤모(venmo)’ ,‘젤(zelle)’ 등을 사용했다.
 
UPS 수령 일정 인증사진까지 받은 이씨는 지난 27일 총 4311달러를 부부로 추정되는 한인 판매자(아이디 Jo Minsun·KyunghoonChu)에게 보냈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송금이 끝난 뒤 판매자들의 전화번호(213-808-7629·972-682-8904)의 수신이 갑자기 중단된 것이다.
 
이씨는 “가방 판매와 관련해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도 계속 주고받았고 송금 앱 등에는 심지어 판매자의 가족사진까지 있어서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며 “심지어 송금 전에 UPS 박스와 수령 일정 내용이 담긴 사진까지 다 받았는데 그게 사기일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더 있다. 지난 27일 미시USA에는 ‘샤넬 사기꾼’이라는 제목의 글도 게재됐다. 익명의 게시자는 “모든 게 가짜일 수 있지만 일단 다 (정보를) 공유한다”며 “베스트바이 기프트권 500달러짜리 두 개를 요구해 수상한 마음에 그만 송금하고 안 하기로 했는데 그 뒤로 잠수했다”고 전했다. 이 게시자가 공유한 판매자는 앞서 이씨가 밝힌 판매자 정보와 동일하다.
 
오렌지카운티 소스몰내 화장품 업소인 ‘아리따움’에는 지난 27일 오후 6시 45분쯤 한인 여성 두 명이 아이섀도 등 화장품을 훔쳐 달아났다. 현재 업주는 SNS 등에 감시카메라에 찍힌 용의자들의 얼굴을 모두 공개했다.
 
이 업소의 직원은 “피해액이 크지 않으면 사실 경찰도 딱히 도와주는 게 없기 때문에 모든 피해는 오로지 업주가 입는다”며 “최근에만 절도 피해를 세 번이나 입었다. 주변 업소 업주들도 절도 때문에 다들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노쇼’ 피해를 본 음식점도 있다. LA 한인타운 내 분식집 ‘김밥천국’의 조현주 사장은 지난 27일 오후 7시 40분쯤 김밥 34줄(17인분)을 준비해달라는 주문 전화를 받았다.
 
조 사장은 “45분 내로 준비할 수 있겠느냐는 말에 부랴부랴 시간을 맞췄는데 갑자기 전화도 안 받고 나중에는 전화기가 아예 꺼져있었다”며 “이후에 문자 메시지까지 보냈는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노쇼 사건은 한인 수천 명이 가입된 단체 카톡방에서 크게 논란이 됐다. 심지어 예약 주문을 했던 전화번호가 공개됐고, 해당 번호가 LA지역 한 여행사 가이드의 것이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은 커졌다.
 
노쇼 사건은 29일 여행사 측 관계자가 170달러를 지불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논란이 됐던 여행가 가이드 노모씨는 “내가 주문한 게 아니라 라스베이거스 쪽 사람이 내 번호를 대고 LA 김밥천국에 잘못 주문한 것”이라며 “주문 과정에서 생긴 오류다. 업소 측과 잘 해결됐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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