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피라미드, 스핑크스 입이 '쩍~'
이집트
'나일강의 선물'이자 인류 최초의 고대 문명을 일군 이집트의 그 찬란한 유적은 오늘날에도 현존한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통하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25만 점 이상의 유적이 보관된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 등 우리가 이집트에 기대하는 대부분의 관광 포인트들은 카이로 주변에 몰려 있다.
사막 한가운데 쿠푸(Khufu) 왕, 카프라(Khafra) 왕, 멘카우라(Menkaura) 왕 시대에 만들어진 피라미드들이 웅장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흔히 파라오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는데, 왕의 무덤이 아닌 사후세계의 신앙과 관련된 건축물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일단 피라미드 앞에 서면 누구나 상상을 뛰어넘는 크기와 위용에 압도당하고 만다.
역대 피라미드 중 최고 높이는 쿠푸왕 피라미드다. 1889년, 파리의 에펠탑이 세워지기 전까지 4000여 년간 지구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 밑변 한 변의 길이가 756피트라면 상상이 되시려나? 높이는 481피트로 아파트 50층 높이다. 천문학을 이용해 피라미드 사방을 정확히 동서남북 사방위에 맞췄고, 안에는 왕이 잠든 석실과 부속실, 환기구, 도굴 방지를 위한 가짜길까지 있다. 이 정도 규모의 정밀한 건축물을 세운 것 자체로 경외의 대상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머리와 사자의 몸통을 지닌 스핑크스가 이 3개의 피라미드들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또한 나일강을 따라 고대 유적들과 강변의 자연 경관을 여유롭게 둘러보는 나일 크루즈는 이집트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여행법으로 정평이 나있다. 대개 아스완에서 출발하여 에드푸를 거쳐 룩소까지 운항한다. 특히 일몰이 시작될 즈음 갑판에서 바라보는 황톳빛 사막 너머 서서히 꺼져가는 붉은 태양은 감동 그 자체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제외한 유명 유적들은 룩소에서 만날 수 있다. 해가 뜨는 동쪽의 동안은 산 자들의 땅이라 하여 카르낙 같은 신전이 있고, 서쪽의 서안은 죽은 자들의 땅이라고 해서 왕들의 계곡 등 주로 무덤들이 위치한다. 수호신처럼 마을을 지키는 멤논 거상을 지나면 왕들의 계곡이다. 지하 무덤을 방불케 하는 깊은 골짜기에 투트모스 3세와 세티 1세, 투탕카멘을 비롯한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들이 차례로 나타난다. 개인적으로는 람세스 3세의 무덤이 인상적이었는데, 수천 년의 시간이 무색하게 보존 상태가 압권이다.
아스완은 엄청난 규모의 '아스완댐'으로 유명한 남부 지방 도시다. 과거 '누바족'이라 불리던 흑인의 지배를 받아 여기저기 아프리카의 흔적이 묻어있다. 길이 2마일에 달하는 아스완 하이댐, 1150톤의 무게를 자랑하는 미완성 오벨리스크가 인기 관광지다. 그 외에도 이집트를 대표하는 유적지 람세스 2세대 신전, 사랑과 행복의 여신 하토르와 네페르타리를 모시는 네페르타리 소신전 등 주요 유적들이 산재해 있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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