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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넷플릭스의 난제

지난 4월 유료 구독자 증가 수치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넷플릭스는 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했다. 내년에 도입하기로 예정된 광고 모델 외에도 사용자들이 지인들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을 단속하는 것도 방안도 있었다.  
 
그런데 실행 방법의 문제로 벽에 부딪혔다. 넷플릭스는 한 계정에 복수의 사용자를 허용하지만 원칙적으로 한집에 사는 가족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가령 다른 곳에 살다가 방학 때만 돌아오는 대학생 자녀는 한집에 사는 사람으로 규정해야 하는지 등을 해결해야 했다. 이를 모두 따져서 방법을 만드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 과정에서 사용법이 복잡해지는 문제를 피할 수 없다. 단순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유명한 넷플릭스는 극히 꺼리는 선택지다.
 
고민 끝에 생각해낸 방법 중 하나가 한 편당 돈을 내야 하는 페이퍼뷰 콘텐트를 삽입하는 것. 이렇게 하면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공유하는 사용자들은 다른 사람이 유료 영화를 주문할 것이 두려워 자발적으로 공유를 중지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 역시 넷플릭스의 단순한 구독 모델이 깨진다는 내부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한국의 온라인 뱅킹이 까다로운 이유도 비슷하다. 혹시나 생길 수 있는 어뷰징을 막으려면 서비스가 복잡해지고, 서비스를 단순화하면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쉽고 단순한 서비스를 고집하는 넷플릭스가 빠진 난제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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