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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휘두나, 휘두르나

누구라도 표적이 될 수 있는 ‘묻지마 범죄’가 늘고 있다.  
 
범죄 관련 기사에서 칼 따위로 위협하는 범인의 행동을 설명할 때 ‘휘둔’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휘둔’을 ‘휘두른’이라고 해야 바르다. 이리저리 마구 내두르다는 뜻의 동사는 ‘휘둘다’가 아니라 ‘휘두르다’여서다. ‘휘둘다’의 활용형 ‘휘둔’ 역시 잘못된 표현이다. ‘휘두르다’는 사람이나 일을 제 마음대로 마구 다루다는 의미도 있다. 이때도 “누가 전권을 휘둘고 있나”처럼 쓰면 안 된다. ‘휘두르고’로 고쳐야 한다.  
 
휘두르다를 활용하면 ‘휘두르고·휘두르니·휘둘러·휘두른·휘둘렀다’가 된다. 어간의 끝음절 ‘르’가 어미 ‘-아’ ‘-어’ 앞에서 ‘ㄹㄹ’로 바뀌는 르불규칙용언이므로 ‘휘둘러·휘둘렀다’로 활용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비슷한 형태의 동사 ‘머무르다’는 ‘머물다’, ‘서두르다’는 ‘서둘다’라는 준말이 있어 ‘머문’ ‘서둔’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연관 지어 ‘휘둘다’를 ‘휘두르다’의 준말로 생각하기 쉽지만 ‘휘둘다’는 사전에 올라 있지 않다.
 
‘짓무르다·주무르다·문지르다’도 마찬가지다. ‘휘두르다’를 ‘휘둘다’로 줄일 수 없는 것처럼 ‘짓물다·주물다·문질다’ 형태를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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