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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이번 주말 한국에서 출판될 나의 책 제목이다.  
 
1985년, 뉴욕·뉴저지 최초 한인 교사 중 하나로 일할 때 처음 신문에 칼럼을 쓰게 되었다. 당시 담당 기자는 끈질기게 나를 들볶으셔서, 매주 미국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 한인 부모님들이 꼭 알아야 할 이야기들, 자녀 교육에 관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참 많이 나누었다. 그러다 그 기자가 다른 데로 옮기고 나도 힘든 일이 생기면서 한동안 기고를 중단했었다.  
 
한 오년 전부터, 다시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은 욕망이 슬슬 일어나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내 안에는 늘 말하고 싶어 꿈틀대는 이야기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이야기들을, 이 생각들을, 말하지 않고 혼자만 가지고 있는 게 너무 아쉬워, 다시 칼럼을 쓰겠다고 연락을 드렸다. 기자는, 이제는 데스크의 허락이 필요하니 글을 하나 보내라고 했다. 글자 수 맞춰 칼럼 하나 쓰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가는데, 바빠도 쓰겠다는데, 글구 전에 얼마나 많이 썼는데 허락이라니. 하지만 절차라기에 글을 보냈다. 당장 그것부터 이번 주에 내자고 연락이 와, 다시 칼럼을 시작했다.  
 
그때는 심리치료사로 제2의 인생을 살 때라 주로 정신 건강, 회복 탄력성, 감사의 자세, 소통의 중요성 같은 주제의 글을 썼다. 요즘 새로운 모임에 가면, 신문에서 글 잘 읽고 있다면서 좋은 글 도움 된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럴 때면, 아, 역시 말하기 잘했다, 소통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이나, 학부형 등을 대상으로 한 여러 세미나 부탁도 기꺼이 임하는 편이다. 살면서,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기에, 아니 대부분이기에, 이렇게 나는 늘 말하고 소통하는 것에 전력을 다해왔던 것 같다.  
 


얼마 전, ‘수학용어사전’ 출판으로 인연을 맺은 출판사 ‘자유로운 상상’의 대표님이 내 칼럼들을 책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많이 주저가 되었다. 그러다가, 따뜻하고 좋은 글들 꼭 사람들이 읽게 하고 싶다는 말씀에 용기를 얻었고, 한국 인지도가 있는 사람도 아닌데 믿어주는 출판사에 감사했다. 신나게 제목을 북클럽에 공모했다.
 
‘내려가는 길을 올라가며’, 내리막 같은 삶의 길을 그래도 한번 올라가 보자고 홧팅하는 나의 메시지들이다 보니. ‘도움 닫기 멀리 뛰기’, 내가 다루는 정신건강, 심리학, 배움, 노력, 사람, 나눔 이야기들이 좀 더 멀리 뛰는 것을 도와준다고. ‘밥물 좀 볼까요’, 살면서 갸우뚱할 때 나의 글이 밥물 한번 봐준 덕에 입맛과 퍼즐처럼 맞는 밥이 지어진다는 요리 대가 회원의 기발한 제목. ‘마음이 온통 귀가 될 때’, 늘 소통하고 들어주는 심리치료사 내 모습. ‘우리를 철들게 하는 것들’, 이 나이에도 계속 철이 들어가는 갈팡질팡 나의 고백들이라서? 이외에도 여러 제목을 가지고 고심 끝에 출판사와 최종 합의된 제목은,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다. 내가 그리도 나누고 싶어하는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이 책에 적합한 제목 같다.  
 
이 책에서 나오는 인세는, 전액 남편 생전 함께 계획했던, Love and Compassion (시편 103:4) Fund에 기증하여, 한국 미혼모·미혼부 지원 단체인 ‘러브더월드’에 보낼 생각으로, 이 겨울 부끄러운 글들을 세상에 내보낸다. (문의  문자 201-727-3107, 이메일  counselingsunflower@gmail.com)

김선주 / NJ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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