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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잭팟의 꿈

이번엔 틀림없다니까? 정말….
 
송아지만 한 멧돼지가 내 가슴으로 냅다 뛰어든 지난밤 꿈을 떠올리며 들어선 동네에 있는 리커 스토어. 로토를 사서 밖으로 나오는 발걸음이 마치 당첨이라도 된 것처럼 나는 듯 가볍다.
 
나는 매주 월요일에는 메가 복권에 5달러를, 수요일에는 파워볼에 10달러를 투자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일주일이 행복하다. 한 번도 많은 금액에 당첨된 적은 없으나 ‘언제쯤일까?’ 잭팟 터질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즐거운 기다림을 계속하고 있다.
 
꿈도 가끔은 맞는다니까 이번에는 틀림 없을 거야. 그런데 잭팟에 당첨되면 그 많은 돈을 어떻게 하지? 우선 마누라 고물차부터 바꿔줘야겠다. 차종은 렉서스로 할까? 아니야, 그래도 벤츠쯤은 타고 다녀야 그동안 기죽고 살아온 세월, 마누라의 가슴을 활짝 펴줄 수 있지. 다음에는 어디에다 쓰지? 그래, 마누라 손가락에 있는 좁쌀만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바꿔줘야겠다. 결혼식 때 받아서는 45년을 끼고 있지 않은가. 크기는 1캐럿? 아니면 2캐럿짜리? 아니야, 3캐럿 정도는 돼야 어디 가서 자랑할 게 아닌가.
 


외출에서 돌아와 싱글벙글하는 나를 마누라가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돈벌이도 못 하는 영감이 무엇이 그리 좋아 실성한 사람처럼 웃고 다니냐며 한소리까지 한다.
 
마누라여, 옛글에 이르기를 ‘燕雀安知 鴻鵠之志乎(연작안지 홍곡지지호 :제비나 참새 따위가 구만리 장천을 나르는 기러기의 높은 뜻을 어찌 알 수 있으랴)’라 했다. 이 남편의 깊은 뜻을 그대는 몰라도 된다. 하지만 이번엔 정말이라니까, 잿팟만 터지면 죽기 전에 멋지게 호강 한 번 시켜준다니까. 멧돼지가 내 가슴으로 뛰어드는 꿈까지 꿨는데….  
 
슬그머니 이불 속으로 들어가 낮잠을 청하는 마음이 무지개를 타고 하늘을 간다.

이산하·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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