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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킹 포 맘: 김기정 엔지니어] “행복한 가정 자랑하고 싶어요”

74년 두살 때 미국에 입양
영국 정착해 네 아이 키워
“엄마에게 감사 인사할 것”

김기정 엔지니어

김기정 엔지니어

“입양이 ‘항상’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전 예쁜 가정의 훌륭한 가장이 됐답니다.”  
 
꼭 행복한 가정에서만 입양아들이 자라는 것은 아니라는 증거가 바로 로버트 앤더슨(Robert Anderson·김기정·50·사진)이다.  
 
김씨는 1972년 5월 10일 서울 시청 뒤에서 발견됐다. 당시 경찰과 보호기관은 그가 3개월이 채 안 된 상태라고 미아보호 기록에 적었다. 충현고아원에 맡겨진 그의 소재 파악은 불가능했고 2년 뒤인 1974년 2월 미네소타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야 했다.  
 
“주민들이 8000여 명 되는 조그만 곳이었는데 자라면서 인종차별은 생활이었어요. 상점에 가면 주인이 항상 뭘 훔쳐가지 않나 싶어 따라오곤 했죠. 학교에서는 늘 두들겨 맞았어요.”  
 


이 와중에 가정도 온전치 못했다. 부모는 알코올 중독으로 가족을 돌보지 못했다.  
 
학교를 졸업한 김씨는 1997년 한국을 방문해 가족 찾기에 나서지만 모든 서류는 없어진 상태였다.    
 
“김포 공항에 내렸는데 고향에 온 것 같은 포근함이 있었어요. 25살 때입니다. 다시 돌아와 투병 중이던 처남의 병상을 지키다가 문득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1999년에 다시 한국에 갔습니다.”  
 
하지만 그는 한국에서 ‘외국인 같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태어나 미국으로 버려졌다 돌아왔는데 어른이 되어서 또다시 버려진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베니스로 여행을 갔다가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잉글랜드에 자리를 잡고 아이를 넷 낳아서 잘 키우고 있다고 했다.  
 
“2020년 DNA 테스트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마도 부모님들이 70세 이상이 됐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형제나 다른 가족이라도 꼭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는 “어머니를 만나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어렵게 자랐지만 아름다운 가족을 가꾸며 아이들을 키우는 제 모습을 자랑스럽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룩킹포맘 투게더’는 미주중앙일보와 한국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이 공동 제작하고 있으며 ‘농심 아메리카’가 후원한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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