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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알고스피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위협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소셜미디어인 틱톡(Tiktok)에서 근래 신조어가 쏟아지고 있다. 젊은층이 새 말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틱톡에서 일어나는 일은 조금 특이한 데가 있다. 알고리듬의 자동검열을 피해 가려는 성향이 짙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현상을 알고리듬과 말(speak)을 결합해 ‘알고스피크’라고 부른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가령 이런 식이다. ‘kill(죽다)’이라는 단어 대신 ‘unalive(살지 않다)’라는 말을 사용하고, ‘sex’를 ‘seggs’라고 쓰는 것이다. 물론 사전에 없는 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틱톡의 알고리듬이 발견하지 못한다. 이미 존재하는 단어를 완전히 다르게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팬데믹(pandemic) 대신 파노라믹(panoramic)을 쓰고, 성소수자 그룹을 의미하는 LGBTQ에 모음을 적당히 넣어서 leg booty (다리 엉덩이)로 만든다.
 
틱톡은 왜 이런 단어를 검열할까. 엄밀하게 말하면 이런 단어가 금지된 게 아니다. 하지만 위에 소개된 표현들은 가짜뉴스나 혐오 발언과 자주 연결돼 있기에 해당 표현들이 들어가면 틱톡의 알고리듬이 내용과 상관없이 일단 확산을 억누르는 것이다. 따라서 콘텐트 확산을 원하는 사용자들은 신조어를 사용해 알고리듬의 빈틈을 활용한다.
 
지나치게 거친 방법이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소셜미디어는 사용자의 발언을 관리하고 가짜뉴스와 혐오 표현을 적극적으로 걸러내지 않으면 광고주를 끌기 힘들다는 점이다. 발언의 자유를 극대화하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가 광고 수익을 내기 힘든 이유기도 하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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