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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80세 이후, 막 살아도 괜찮아”

2020년 기준 일본인의 평균 수명은 남성이 81.64세, 여성은 87.74세다. 하지만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생활을 꾸릴 수 있는 ‘건강 수명’의 경우 남성이 72.68세, 여성은 75.38세가 된다.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9~12년 정도를 병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 만약 당신의 나이가 이미 건강 수명을 넘어 80세에 이르렀다면 어떻게 사는 게 좋을까. “장수하겠다며 술·담배 끊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걸 맘껏 하며 살아라.”
 
올해 일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80세의 벽(80?の壁)』은 고령자 우울증·치매 등을 수십 년간 다뤄 온 정신과 의사 와다 히데키(和田秀樹)가 쓴 책이다. 올해 3월 출간돼 57만 부 넘게 팔렸다. 일본에서 1947년에서 1949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 세대’는 약 810만 명인데 이들은 머지않아 80대에 접어든다. 이들에게 ‘80세 이후’를 어떻게 맞을 것인가 조언하는 내용이다.
 
책에는 다소 ‘도발적인’ 주장이 담겼다. 80대엔 건강 검진을 받지 않는 게 좋다. 암에 걸렸더라도 수술은 하지 말라. 고혈압·당뇨 수치 굳이 낮추려 하지 말아라. 술·담배 끊겠다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그냥 해라 등이다. 결국 노화란 몸에 병이 생긴다는 뜻이며, 그 질병들을 자연스러운 삶의 조건으로 받아들이고 고치려 애쓰지 않는 것이 고령자의 건강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이 서점가를 휩쓴 이유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올해 통계로 일본에서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9.1%고, ‘후기고령자’라고 불리는 75세 이상도 처음 15%를 넘어섰다. 이들의 삶과 고민을 다룬 콘텐트가 문화계를 장악한 지 오래다. 지난달 NHK에서 방송한 드라마 ‘76세 기리코의 범죄일기’는 가족과 친구 모두 떠나 혼자가 된 76세 여성 기리코가 남은 생을 ‘숙식이 제공되는’ 감옥에서 보내려 범죄를 계획하는 이야기다. 하라다 히카(原田ひ香)의 소설이 원작인데, 최근 한국에서도 번역·출간됐다.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한 시대를 읽을 수 있다면 지금 일본의 키워드는 ‘나이 듦’과 ‘돈’이다. 『80세의 벽』 저자가 쓴 다른 책 『70세가 노화의 갈림길』 역시 연간 베스트셀러 8위에 올랐다. 미국 출신 IT 기업 임원인 아쓰기리 제이슨(厚切りジェイソン)이 쓴 『제이슨류의 돈을 불리는 법』이 3위, 돈의 철학을 다뤘다는 『진정한 자유를 얻는 돈의 대학』이 9위였다. 문고책 1위는 절약하는 가족을 그린 소설 『삼천엔의 사용법』이었다.

이영희 / 도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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