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빨강색’은 없어요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색깔이 무엇일까? 아마도 붉은색, 즉 빨강이 아닐까 싶다. 산타클로스 복장 때문이다.“크리스마스에 입기 좋은 빨강색 니트를 샀다” “빨강색 산타 옷을 입고 집에서 가족들과 조촐한 파티를 하기로 했다” 등과 같이 빨강이 들어간 옷을 입고 크리스마스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이 꽤 있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에서 나오는 ‘빨강색 니트’나 ‘빨강색 산타 옷’처럼 붉은색을 나타낼 때 ‘빨강색’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빨강색’이란 표현에는 문제가 없을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국어의 고수라 할 만하다. 일상에서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틀렸다는 것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빨강’을 찾아보면 빨간 빛깔이나 물감이라고 풀이돼 있다. 다시 말해 빨강은 그 자체로 색깔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빨강에 굳이 ‘색’을 한 번 더 붙여 ‘빨강색’이라고 쓸 필요가 없다. ‘빨강색’이라고 하면 ‘색’을 불필요하게 사용한 중복 표현이 된다.
‘빨갛다’와 ‘색’을 더해 합성어를 만들려면 ‘빨갛다’를 활용한 ‘빨간’에 ‘색’을 붙여 ‘빨간색’이라 해야 바르다. 그러니까 ‘빨간색 니트’ ‘빨간색 산타 옷’이라고 해야 한다.
‘빨강/ 빨간색’뿐 아니라 다른 색깔을 표현할 때도 마찬가지다. ‘검정색’ ‘하양색’ ‘노랑색’ ‘파랑색’ 역시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말로 잘못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각각 ‘검은색’ ‘하얀색’ ‘노란색’ ‘파란색’으로 써야 바르다.
정리하면 색을 표현할 때 각각 ‘빨강/빨간색’ ‘검정/ 검은색’ ‘하양/ 하얀색’ ‘노랑/ 노란색’ ‘파랑/ 파란색’ 둘 중 하나를 골라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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