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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경비' 동승했지만…'해적의 바다' 기니만서 급유선 또 억류

'해적의 바다'로 불리는 서아프리카 기니만 인근 해상에서 한국 국민 2명이 타고 있던 유류 운반선이 해적에게 억류됐다가 하루만에 풀려났다. 석유를 노린 범행으로 추정되는데 해적 사고가 끊이지 않는 서아프리카 해역에서 국민 안전을 담보할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말리아 해적이 소말리아 북동부 호비요 해안가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2010년 1월 7일 해적이 그리스 화물선을 피랍한 직후 촬영했다. AFP. 자료사진

억류 하루만에 연락 재개
억류됐던 선박은 마셜제도 국적의 4천t급 유류운반선 'B-오션호'다.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선원 17명 등 총 19명이 타고 있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B-오션호는 지난 24일(한국 시간) 오전 7시경 코트디부아르 남방 200해리(약 370㎞)에서 연락이 두절됐다가 25일 오전 11시 55분경 연락이 재개됐다. 선원 19명은 모두 부상 없이 안전한 상태다.

이 선박은 연락이 끊긴 후 코트디부아르 남방 90 해리(약 166㎞) 쪽으로 끌려갔다. 해적들은 선박에 실린 석유 강탈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부는 정확한 피해 사실과 규모를 확인 중이다. 사고가 발생한 해상은 지난 1월에도 비슷한 억류 사건이 발생했던 곳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해적들이 하선한 뒤 선장이 비상 전화를 이용해 선사에 연락을 해왔다"며 "선박이 많이 파손된 상태라 4시간 정도 자체 점검을 한 뒤 오후 2시경 운항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선박은 우방국의 호위를 받아 원래 출발지인 코트디부아르 아비장항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정부는 선박의 억류 사실을 인지한 뒤 관련 사실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즉시 보고하고 24일 오후 7시부터 박진 외교부 장관을 대책본부장으로 한 범정부 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코트디부아르, 가나, 나이지리아 공관에도 현장 대책반이 마련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결과적으로 외교적 노력을 통해 제일 좋은 시나리오로 풀려나게 됐다"고 말했다.

서아프리카 해적 활개
나이지리아 등 국가가 위치한 서아프리카 기니만 인근 해상은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난 등 여파로 해적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

과거 해적 사고가 자주 일어났던 동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에 청해부대와 국제 사회의 연합해군 등이 대대적인 해적 소탕 작전을 펼치자 상대적으로 경계가 느슨한 서아프리카로 해적이 몰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기니만 일대에선 지난해 2건, 2020년 3건의 한국인 피랍 사건이 발생했고 모두 인명 피해 없이 풀려났다. 외교부는 지난 4월 주가나대사관에서 ‘기니만 해적피해 예방을 위한 공관장 회의’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해적피해예방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해적 피해가 우려되는 고위험해역을 통항하는 선박에 해상특수경비원이 반드시 승선하도록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0월부터도 한국 국민 승선 어선에 가나무장해군이 탑승하는 등 현지 채용 경비원을 두고 있다. 다만 소수 병력으로 해적 등 테러범 제압에는 한계가 있어 정부 일각에서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실제 법 시행 전인 지난 1월 이 지역에서 발생했던 억류 사고 때도 해당 선박엔 경비원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사후 조사 결과 테러범들에게 제압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이번에 억류됐던 B-오션호에도 현지 채용된 무장 경비요원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테러를 막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 국민 2명이 탄 유류운반선이 24일 억류됐던 기니만 인근 해역. 구글 캡쳐.



박현주(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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