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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회복하려 하루 한 줌씩 먹는다” 비타민 ‘메가도스’ 괜찮을까

중앙포토
직장인 안모(41)씨는 얼마 전부터 고함량 비타민BㆍC를 매일 복용한다. 안씨가 잦은 야근과 술자리로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자 직장 동료가 “피곤할땐 비타민 메가도스(megadoseㆍ권장량보다 많은량을 복용하는 것)가 최고”라며 권했다고 한다. 안씨는 “비타민 여러 종류에 오메가3, 유산균 등을 챙겨먹다보니 하루에 약을 한 줌씩 먹게 된다”라며 “확실히 피로감이 덜한 것 같은 데 장기간 이렇게 먹어도 되는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안씨처럼 비타민BㆍC를 메가도스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시중에 고함량 비타민 제품이 다수 나와있다. 이들 제품에는 1일 영양성분 기준치 100~3000배에 달하는 비타민ㆍ미네랄이 함유돼 있다. 이런 고함량 비타민을 매일, 장기간 복용해도 괜찮을까.

전문가들은 비타민을 적절히 복용하면 피로회복이나 면역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과유불급이라고 설명한다.
김영식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몸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영양제를 과다섭취할 경우 물질을 대사와 배출을 담당하는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다”라며 “특히 간 질환자는 영양제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수용성 비타민을 지나치게 먹으면 소변 등으로 배출되지만 지용성 비타민은 체외로 잘 배출되지 않고 축적될 수 있으므로 비타민 성질에 따라 복용량을 조절해주는 것이 좋다”라며 “미네랄 중에서 마그네슘과 철분은 과다 섭취할 경우 구토나 설사,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칼슘 과다 섭취는 신장 기능을 저하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비타민 C가 위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평소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만 자주 먹더라도 충분하며, 오히려 고용량의 비타민을 복용할 경우 복통이나 구토, 오심, 설사 등의 위장증상을 흔하게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먹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비타민C를 장기간 과다 복용하면 요로결석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2020년에 낸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에 따르면 지용성 비타민인 AㆍDㆍEㆍK 는 하루 권장ㆍ상한 섭취량이 규정돼 있다. 성인 기준 비타민A의 권장 섭취량은 600 μg RAE, 상한 섭취량은 3000μg RAE이다. 비타민D는 충분 섭취량 15μg/일, 상한 섭취량 100μg/ 등이다. 수용성 비타민 중에서도 몇가지는 상한섭취량이 규정돼있다. 비타민C는 성인 기준 하루 권장섭취량 100mg/일, 상한섭취량 2000mg/일, 비타민B6는 권장섭취량 1.4mg/일, 상한섭취량 100mg/일 등이다. 비타민B1은 권장섭취량(1.1mg/일)은 정해져있지만 상한섭취량이 없다. B2도 권장섭취량(1.2mg/일)만 규정돼있다.

오수연 차움 면역증강클리닉 교수(소화기내과)는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들을 보면 권장량 정도의 비타민을 먹어서는 피로감이 나아지지 않고, 비타민B군의 경우 50~100배 정도까지의 강화된 비타민을 먹어야 피로가 좀 개선되는 반응이 온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라며 “그렇게 강화된 비타민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영양소 과잉의 우려가 있으므로, 과로나 심한 운동으로 평소보다 피로감을 심하게 느낄 때 2~3일 동안 복용하고 몸 상태가 회복되면 쉬었다가 다시 피로해질 때 복용하는 식으로 가급적 영양제 사용 빈도를 줄이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비타민 B군은 에너지 대사에 관여해 피로 개선 효과를 주지만, 맹목적으로 고함량 비타민을 장기 복용하는건 위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비타민 B군 복합제 말고도, 여러 기능성 영양제에 들어가는 비타민 B6의 경우 수용성 비타민이기는 하나 반감기(체내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기간)가 15일 정도로 길다. 따라서 체내 혈중 농도가 과도하게 증가하는 경우가 많고, 이렇게 높은 혈중 농도가 유지되다 보면 이상 감각증을 일으키는 '메가 비타민B6 증후군'이라는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오 교수는 "고용량의 비타민 섭취는 간에 무리를 줄 수도 있어, 비타민 영양제에 의존하기 보다는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채소ㆍ과일 섭취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보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스더(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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