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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소방청 압수수색한 날 경찰 간부 줄소환…소방·경찰 동시다발 수사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손제한 경무관·특수본)가 ‘이태원 참사’ 당일 중앙긴급구조통제단(중앙통제단)이 가동된 것처럼 조작된 정황을 파악하고 강제 수사에 나섰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현판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찰청 마포청사 입구에 걸려 있다. 연합뉴스
특수본은 25일 오후 3시 44분부터 정부세종청사 내 소방청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특수본의 압수수색은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 행사 혐의로 복수의 소방청 직원을 피의자로 입건하면서 진행됐다.

특수본은 소방 대응 발령 때마다 가동되어야 하는 중앙통제단이 실제 가동되지 않았는데도 가동된 것처럼 위조한 정황을 파악한 걸로 알려졌다. 압수 장소는 119종합상황실 등 6개소이며, 압수 대상은 피의자의 휴대전화와 이태원 사고 관련 서류 및 전자정보 등이다.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은 재난상황이 발생할 때 긴급구조 등을 위해 소방청이 꾸리는 임시 조직이다. 재난 현장에 출동한 응급의료 관련 자원을 총괄·지휘·조정·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대응 3단계가 발령된 만큼 소방청이 참사 발생 후 인근 시·도 본부 소방대원의 인력 여부를 적절히 조율했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재난 3단계가 발령된 건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8분이다.

소방청 “괴산지진·봉화갱도 사고 이어 확대 운영”
이에 대해 소방청 측은 당일 충북 괴산 지진과 경북 봉화 갱도 고립사고 수습을 위해 가동되고 있던 중앙통제단을 확대 운영한 것이어서 이태원 참사 중앙통제단이 꾸려진 시간을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참사 당일 오전 10시 30분에 괴산 지진(3개 부서 13명)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통제단을 가동했다. 이를 그대로 이어서 오후 봉화 고립사고(2개 부서 11명)와 이태원 참사(3개 부서 17명) 때 가동한 것”이라며 “오후 11시 48분 소방대응 3단계가 발령되면서 중앙통제단이 오후 11시 50분부로 구급차 90대를 동원하는 국가소방 동원령을 발령했다”고 해명했다.

참사 발생 이후 지난 23일까지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가 맡는 중앙통제단장 명의 문건은 모두 35건이 생산됐다.

소방청 압수수색한 날 경찰 줄소환 예고…강제수사 본격화하나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했던 류미진 총경이 25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특수본은 소방에 대한 수사망을 넓히는 한편 경찰 측 주요 피의자에 대해서는 재소환을 거듭하며 ‘혐의 다지기’ 작업에 나섰다. 특수본은 주요 피의자에 대한 추가 조사를 다음 주 초까지 진행해가며 수사를 전개한 뒤 신병 확보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25일 오전 브리핑에서 “신병 확보 여부 결정에 필요한 보강 수사를 할 것”이라며 “조사가 마무리되면 (구속영장 신청) 범위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특수본은 이태원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당직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을 지난 18일에 이어 다시 소환했다. 전날(24일)에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21일에 이어 사흘 만에 다시 소환 조사를 받았고, 오는 26일 세 번째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참고인 신분을 거쳐 지난 23일과 24일 피의자 조사를 받은 송병주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도 세 번째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인 상황이다.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도 각각 지난 18일과 21일 첫 조사를 받았고, 추가 조사에 직면했다.


서울청·용산서 보고 라인 조사 마쳐…서울청장 소환 목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경찰청을 방문한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 특별위원회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주요 피의자들이 잇따라 추가 조사를 받는 가운데 특수본은 서울경찰청 관계자들에 대해 집중 조사를 진행한 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조사할 예정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서울청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김 청장을 소환할 예정“이라며 “치안 책임자로서 사전 사후 조치가 적절했는지가 확인 대상”이라고 말했다. 당시 경찰기동대 운영이 적절했는지 여부를 포함해서 참사 당일 112 신고 늑장 대처,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한 보고 누락 경위 등이 김 청장에 대한 특수본 조사 대상이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2차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아울러 긴급 상황 발생 시 경찰청 상황실에 이를 알려야 할 의무가 있던 류미진 총경의 경우 당시 상황실이 아닌 자신의 사무실에 머무르면서 오후 11시 39분에서야 첫 보고를 받았고, 김 청장에게 상황을 늑장 보고했단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시점에 류 총경에게 보고한 정모 전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3팀장은 지난 23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특수본에 입건돼 이날(25일) 첫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도 2차 소환 앞둬
핼러윈 위험분석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에 연루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특수본은 이태원 참사 당일 인파 운집 우려를 담은 정보보고서가 삭제됐단 의혹에 대해 지난 15일과 24일 각각 1차 조사를 마친 용산서 전 정보과장 김모 경정과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경무관)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박 경무관은 지난 1일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함께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지시를 받은 김 경정이 담당 정보관에게 삭제를 지시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다른 직원을 시켜 보고서를 삭제하게 했다. 실제 보고서를 삭제한 정보과 직원은 지난 23일 박 경무관과 함께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됐다.



최서인(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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